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 자택을 9일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두 사람을 포함해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 총 4명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수본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20년 가까이 보좌해 온 핵심 측근들이다. 이미 구속된 정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권력 3방'으로 불린다.
최근 수사과정에서 최순실씨의 불법모금과 국정개입에 박 대통령이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정황이 쏟아지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조사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자신의 차 등을 이용해 최순실 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는 의혹를 받고 있다.
또한 안 전 비서관은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미리 입수하고 의상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 제2부속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최 씨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윤전추 행정관이 제2부속실 소속이다.
이재만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보안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과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장·차관 및 공공기관장 인사를 결정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는 등 이들 인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는 최 씨에게 태블릿PC를 개설해준 것으로 알려진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행정관은 대선기간 유령계정 800여개를 이용해 극우성향의 댓글부대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한편, 최근 터져나오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나오는 게 있으면 다 살펴볼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검토 혐의와 소환 일정은 잡힌 게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은 최순실 씨를 등에 업고 문화계를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씨와 차 씨의 대부로 통하는 송성각 전 콘텐츠 진흥원장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송 전 원장은 뇌물과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이날 중으로, 차 씨는 10일 중 공동강요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