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은퇴 이후 한국 선수의 국제대회 최고점을 낸 박소연.(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박소연(19 · 단국대)이 '피겨 여왕' 김연아(26) 이후 국제대회 최고 성적을 냈다.
박소연은 13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4차 대회 '트로페 드 프랑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예술점수 61.70점, 기술점수 59.60점, 감점 1점 등 120.30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까지 185.19점으로 최종 5위에 올랐다. 이는 김연아가 은퇴한 이후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최고 점수다.
박소연은 개인 최고점도 찍었다. 프리스케이팅은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때의 119.39점을 넘었고, 총점도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 178.92점보다 6점 이상 높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64.89점도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62.49점)을 2.4점 경신한 점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이날 박소연은 첫 점프 트리플 러츠 실수로 수행점수(GOE)에서 2.10점 감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선전했다. 더블악셀-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매끄럽게 소화해 수행점수 1.30점을 얻었다. 이후 트리플플립과 스텝시퀀스(레벨3)를 펼친 뒤 플라잉카멜스핀을 레벨 4로 소화했다.
트리플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살코-더블 토루프-더블루프도 실수없이 펼쳤다. 그러나 트리플루프에서 회전수 부족으로 GOE 0.70점 감점이 됐다.
경기 뒤 박소연은 "대회를 준비할 때 발에 통증이 있어 걱정했는데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랑프리 시리즈 3년차인데 180점이 넘는 점수를 받은 게 큰 수확인 것 같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해 계속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전히 세계기록을 보유한 피겨 여왕 김연아.(자료사진=대한체육회)
이번 대회에서 위협받았던 김연아의 역대 최고점은 깨지지 않았다. 러시아 간판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도전했지만 미치지 못했다.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메드베데바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2위인 78.52점을 얻었다. 프리스케이팅은 143.02점을 얻어 합계 221.54점으로 1위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운 228.56점을 넘지 못했다.
한때 김연아의 라이벌이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161.39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2위는 마리아 소츠코바(러시아 · 200.35점), 3위는 와카바 히구치(일본 · 194.48점)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