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료사진)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신의 매형을 총 30억원짜리 대형 프로젝트 총괄직에 앉힌 뒤 사업 이권을 몰아주려고 시도했다는 증언과 정황이 나왔다.
김 전 장관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구속)씨의 스승이며 차씨 청탁으로 장관 자리에 올랐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올 초 윤정섭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현 산학협력단장)는 공공주도형 융복합 창작 프로젝트인 '궁프로젝트' 총괄감독 자리에 임명됐다.
궁프로젝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고가 투입된 30억원짜리 대형 사업이었고, 서울 4대 궁궐 가운데 하나인 경복궁을 디지털 융복합관광 랜드마크로 개발해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궁프로젝트는 문화창조아카데미가 프로젝트 기획을 맡고,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콘텐츠 개발을, 프로개발 운영은 문화재청 등이 맡는 형식이었다.
한 학기 수업을 맡아 문화창조아카데미 교수였던 윤 전 교수가 '랩장'이라는 명칭으로 프로젝트 총괄 자리를 맡았고, 윤 전 교수 주도 하에 총 10명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했다.
문제는 윤 전 교수가 김종덕 전 장관의 이종사촌의 남편, 즉 '매형'이었다는 점이다.
올 2월 공공주도 융복합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명목으로 문화부 국고사업 교부신청을 하기 전부터 이미 윤 전 교수는 궁 프로젝트 총괄감독에 내정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 야경. (자료사진)
더욱이 경복궁을 이용하는 궁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애시당초 문화재청장의 승인을 사전에 받아야 했지만, 문화재청 승인 절차도 밟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창조융합본부 한 관계자는 "당시 김종덕 장관의 매형인 윤정섭 교수가 총괄감독이 된 데 대한 내부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문화재청장 승인도 안 받고 총괄감독을 미리 앉히고 사업 자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이 궁프로젝트를 사실상 윤 교수에게 넘겨주려고 한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윤 전 교수 주도의 궁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면서 김 전 장관 계획은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윤 전 교수는 6월 초 프로젝트에서 빠졌고 사업권은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가 따냈다.
윤 전 교수는 CBS노컷뉴스에 "문화창조아카데미 수업이었고, 궁프로젝트에서 랩장 자격으로 수업만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처음에는 고수했다.
그러나 "'궁 프로젝트 관련 사전기획회의에 계속 참여했지 않냐. 명단에도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질문에 "네"라고 참여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다만 "궁프로젝트 기획단계에만 참여했을 뿐, 사업권을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도 사업권을 안 받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의 인척이라는 이유로 너무 오해를 받아 괴롭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