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전준범. (사진=KBL 제공)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고민은 국내 슈터들의 득점이다. 양동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국내 슈터들이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답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SK전에서는 찰스 로드, 마커스 블레이클리, 함지훈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단 9점에 그치며 졌다.
유재학 감독은 19일 삼성전을 앞두고 "삼성이 강한 수비는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우리 외곽이 터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포인트가드가 해줘야 하는데 2번을 보는 선수에게 갑자기 1번을 보게 해놓고 많은 요구를 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승6패, 순위는 8위로 처졌지만, 로드, 블레이클리, 함지훈이 버티는 골밑은 여전히 강력하다. 결국 전준범, 박구영, 송창용 등의 득점이 절실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의 모비스전 해법도 마찬가지였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이클 크레익, 김준일이 버틴 골밑은 모비스와 대등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모비스 외곽을 잡아야 한다. 골밑은 비등하다. 송창용, 전준범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승부의 키는 모비스 국내 슈터들이 쥐고 있다는 두 감독의 생각이었다.
전준범이 굳게 닫혔던 자물쇠를 열었다. 전준범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23점을 올렸다. 모비스가 이긴 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 12.7점(패한 6경기 9.2점)보다 높은 득점. 모비스가 웃을 수 있는 힘이었다.
모비스는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삼성과 홈 경기에서 87-83으로 승리했다. 모비스는 4승6패를 기록, SK, LG와 함께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8승3패 2위로 내려앉았다.
전준범의 활약이 눈부셨다.
1쿼터 모비스의 첫 득점을 3점으로 장식한 전준범은 2쿼터에도 속공 레이업과 3점슛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3쿼터 초반에도 3점슛 2개를 거푸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전준범이 터지자 박주영, 송창용도 가세했다. 박구영은 47-50으로 뒤진 3쿼터 종료 3분28초전, 송창용은 62-63으로 뒤진 4쿼터 종료 8분42초전 각각 3점포를 꽂았다.
65-63으로 앞선 4쿼터 종료 8분2초전 다시 전준범의 3점포가 터졌다. 이어 전준범은 임동섭과 신경전을 펼치다 더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코트로 들어온 삼성 이관희의 벤치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점수 차는 단숨에 5점까지 벌어졌다.
삼성은 종료 7분14초전 라틀리프, 종료 5분28초전 크레익이 차례로 5반칙 퇴장 당한 가운데서도 80-80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종료 1분41초전 전준범이 3점포로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