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지은 강원FC 선수들이 최윤겸 감독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오늘은 승격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
강원FC를 K리그 클래식 무대로 이끈 최윤겸 감독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힘들게 찾아온 승격의 기회. 벼랑 끝 승부에서 최 감독은 성남FC를 제압하고 팀을 4년 만에 클래식 무대로 올려놨다.
강원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차전 0-0 무승부에 이어 다시 한 번 무승부라는 결과표를 받아들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강원은 승격행 막차에 올랐다.
다시 클래식 무대로 돌아오기까지 쉽지 않았다. 강원은 2013년 승강전에서 챌린지 상주 상무에 덜미가 잡히며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승격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기회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최윤겸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지만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비록 순위는 4위였지만 부산 아이파크와 부천FC를 연파하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만난 K리그 명문구단 성남FC. 성남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총 7회)을 차지한 팀이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강원은 부담감을 안고 성남 원정길에 올랐다. 경기 내내 성남의 일방적인 공세에 밀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강원은 승격에 한 걸을 가까워지는 극적인 득점을 신고했다.
전반 42분 허범산이 성남의 수비벽을 넘기는 절묘한 패스를 넣었고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한석종이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마무리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성남이 승리를 위해서는 2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성남FC를 따돌리고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한 강원FC 선수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은 이후 후반 32분 성남의 황진성에 프리킥골을 내줘 추격을 허용했지만 침착한 수비로 파상 공세를 막아내며 승격을 확정했다. 3년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긴 시간 끝에 올라가게 된 클래식 무대. 최윤겸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상당히 오랜 시간 클래식을 떠나 있었다. 부임 첫해에는 실망감이 컸지만 올해는 좋은 한 해가 된 것 같다"며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이제 치열한 클래식 무대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또다른 숙제가 생긴 셈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고맙긴 하지만 이 전력으로 클래식 팀을 상대하기란 벅찬 것이 사실이다"라며 "선수 보강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 일단 오늘은 승격의 기쁨을 누리고 나중에 구단과 상의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강등의 아픔과 승격의 기쁨을 모두 맛본 강원. 다시 한 번 강등을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강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