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홍성흔이 22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팬들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 잊지 않겠다."
'홍포' '오버맨' 등으로 불리며 야구팬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두산 베어스 홍성흔이 은퇴 인사를 전했다.
홍성흔은 22일 현역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올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그는 명예회복을 위해 선수생활을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지난주 초 구단과 만난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18년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홍성흔은 구단을 통해 "너무나 영광스러웠던 두산의 2016시즌 마지막 인사를 그라운드가 아닌 글로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프로야구선수의 꿈이 이뤄지던 첫날과 선수생활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참 축복받은 선수라 생각한다"며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두산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16시즌은 홍성흔에게도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그는 "끝까지 야구를 잘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던 욕심 때문에 서운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 시즌이었다"며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고 밝혔다.
홍성흔의 은퇴 결정은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베어스파크에서 합숙하면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젊은 후배들을 봤다"며 "젊은 나이 때의 나 자신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또 얼마나 멋진 은퇴인지를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에서는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경기에 임한 홍성흔이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하고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 '참 야구를 잘한 선수'라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긴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낸 홍성흔은 당분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좋은 아빠로, 그리고 좋은 남편으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잘 정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록 선수생활은 마감했지만 야구계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홍성흔은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던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겠다"고 향후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홍성흥은 "그동안 응원해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께 받은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고 결코 잊지 않겠다"며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열정적인 홍성흔'으로 팬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