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자료사진=노컷뉴스)
"가족들이 회의할 때 박태환 선수도 그렇고, 가족도 많이 울었습니다"
박태환(27)이 18개월의 약물 복용 징계를 마치고 정해진 규정에 따라 리우올림픽 출전을 추진하던 지난 5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 측을 만나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는 녹취록 일부가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분위기는 매우 강압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만남에 참석해 미팅 내용을 녹음했던 박태환의 매형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종 전 차관의 주요 발언과 만남 이후 가족 회의 등 그날의 자세한 분위기를 전했다.
먼저 박태환의 매형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종 전 차관의 외압 논란이 모두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으로 단국대 교수 제의를 했었다. 그리고 기업 스폰서 얘기도 하셨다. 올림픽에 나간다고 말 안해야 그 스폰을 연결해주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셨다"고 밝혔다.
단순히 의사 전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협박조 아니었냐는 진행자의 말에 박태환의 매형은 "받는 사람이 어떻게 받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분(김종 전 차관)이 말을 시작하고 나서 한 47분 녹음이 됐더라. 47분 중에 박태환 선수가 한 말은 '그럼 저는 어떡해야 되나요' 이 한마디였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 전 주위에서 김종 전 차관의 성격과 일하는 스타일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하는 주체는 대한체육회가 아니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는 "저희가 전달 들은 바로는 체육회에서 주관해서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문체부에서 전 차관이 다 일을 하고 계시니까, 관할하고 계시니까, 그분이 실세일 것이다,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올림픽과 상관없이 인간적으로 박태환을 도와주겠다는 뜻을 밝힌 자리였고 박태환 측이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인데 협박하러 만난 것이겠느냐는 김종 전 차관의 해명에 대해 박태환의 매형은 "내가 생각한 논리로는 만약 인간적이었다면 '네가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다면' 이런 조건을 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과연 김종 전 차관은 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막으려고 했을까. 박태환의 매형은 "사실 저희도 그 부분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전 행사에서 저희가 지각을 했다는 보도를 봤다. 사실이었다. 그런 내용도 5월25일 만난 장소에서 오고갔다"며 "다른 이야기도 했었는데 그 일들 때문에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막았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정부 일을 하시는 관계자가 사적인 그런 감정으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출전 포기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 사실도 미팅을 할 때 말씀하셨다"며 "굉장히 조심할 부분이다. 후배 선수의 이름이 거론돼서 그 선수가 다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박태환 선수가 가족들에게 특별히 당부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A기준 기록을 통과한 박태환이 올림픽에 나서지 않을 경우 B기준 기록을 통과한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선수의 출전 여부는 랭킹에 따라 국제수영연맹(FINA)이 결정하는 사안으로 김종 전 차관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박태환의 매형은 김종 전 차관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합의문을 작성하고 발표한 뒤 기자 질문을 받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의혹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와서 정말 회의할 때, 가족들이 희의할 때는 박태환 선수도 그렇고 가족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은 바로 냈다. 왜냐하면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 어떤 게 옳은 일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김종 전 차관의 압박에도 올림픽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당시 가족 회의 내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