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주CBS)
충북 옥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탄신제가 찬·반 단체 회원들 간의 마찰 속에 반쪽으로 치러졌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29일 오전 옥천관성회관에서 육 여사 탄생 91주년을 기리는 숭모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행사시작 전부터 행사장 앞은 행사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찬성 단체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의 단체는 '대한민국의 수치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한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를 들여 박 대통령의 어머니 탄신 숭모제를 여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행사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해병 모임' 등의 보수단체는 '난동세력 진압하라', '강제하야 절대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맞섰다.
이들은 "헐벗고 굶주린 나라를 발전시킨 게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의 영부인 탄신제를 지내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옥천군이 700만 원을 지원한 이날 행사는 해마다 열렸던 성대한 문화공연 등을 취소한 채 30여 분만에 끝이 났다.
옥천문화원 관계자는 "옥천은 육 여사의 고향으로 10년 넘게 해마다 정치적인 환경과 상관없이 숭모제를 해왔다"며 "다만 올해는 악화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약식으로 개최했다"고 말했다.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난 육 여사는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50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옥천에서는 해마다 육 여사가 서거한 8월 15일과 생일인 11월 29일에 추모제와 숭모제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