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이터널' 첫 비공개 테스트가 시작된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 '리니지 이터널'의 첫 비공개 테스트(CBT)를 30일 오후 4시부터 내달 4일까지 닷새간 진행한다.
'리니지 이터널'은 리니지 IP를 이용한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리니지 명가(名家)의 위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2015 지스타를 통해 처음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은 PC와 모바일에서 연동되는 멀티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1차 테스트는 PC 버전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원작 리니지 70년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니지 이터널'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개의 '이터널'을 수집하고 동시에 육성한다는 점이다.
이번 1차 테스트는 13종의 영웅 캐릭터를 팀으로 구성해 교체 플레이할 수 있는 이터널 팀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시나리오 임무, 던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게임 조작은 위에서 아래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보는 쿼터뷰 시점과 마우스로 적을 클릭해 공격하는 핵앤슬래시(Hack and Slash) 방식으로 상대방을 빠르게 쓰러뜨리는 직관적인 전투방식이 눈길을 끈다.
'리니지 이터널'은 시작할 때 4개의 캐릭터를 선택해 팀을 구성한다. 캐릭터가 모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퀵슬롯으로 교체하며 대표 캐릭터를 내세우는 방식이다. 팀 스킬, 팀 특성, 성물 등을 활용해 성장과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미 테스트에 선정된 유저들의 결기는 남다르다. 기존 리니지와는 확연하게 다른 게임 구성으로 경험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잇점은 물론 포인트로 별도의 특성이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테스트까지 진행되면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유입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도 게임산업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과도기 말미에 내놓은 '리니지 이터널'은 매우 중요한 상황을 맞이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니지는 98년 처음 출시돼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 풍파에도 살아남았다. '리니지 광풍'이라는 수식어를 만들며 거듭된 신화를 이어가던 리니지는 2004년 IT 붐을 업고 3D로 화려하게 갈아입은 신작 리니지2를 내놨다.
절망에 가까웠던 2006년 명의도용 사태와 대규모 소송도 이겨냈다. 2008년 결정적인 리니지3 핵심기술 유출 사태로 리니지 시대가 접어드는가 했지만 2010년 전투 특화 서버인 바포메트와 오크 업데이트 등이 이루어지면서 떠났던 유저들이 다시 귀환하기 시작했다. 무려 18년이 흘렀다. 유저들은 이제 모바일과 PC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고민이 '이터널 팀'에 고스란히 담겼다. 모바일과 PC 게임유저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리니지 이터널의 정식 출시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번 테스트를 기점으로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충분한 정비작업이 이루어진 내년 초 상반기로 보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는 PC는 물론 모바일 게임까지 시장을 확대한다. 12월 8일 첫번째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리니지 RK)'를 출시한다. 한국은 물론 인지도가 높은 대만과 동남아 등 12개국에 동시에 출시된다.
그동안 '리니지'와 함께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PC 게임에서는 커다란 성과를 낸 반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에서는 커다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스태디셀러인 리니지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을 선두에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리니지 이터널'과 맞물려 모바일에서의 리니지 IP 성공 가능성을 저울질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도 14일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한다. 2016 지스타에서 이미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니지'라는 이름값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니지 RK'보다 원작 시나리오에 더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전통적인 PC 기반 게임으로 유저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엔씨소프트가 이때문에 모바일로 성큼 나아가지 못하고 PC와 모바일간 호환이라는 중간다리를 놓은 셈"이라며 "리니지 IP를 활용한 새로운 PC-모바일 멀티 게임에 앞서 모바일게임을 먼저 출시하는 것도 게임시장의 판도를 테스트 해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12월과 내년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