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의 마이클 이페브라 (사진 제공=KBL)
"남 일 같지가 않더라구요"
주축 선수들의 끊임없는 줄부상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부산 kt를 걱정하는 농구 관계자들이 많다. 특히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한 자리가 쉽게 채워지지 않아 고전했던 창원 LG의 김진 감독은 kt가 느끼고 있는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LG도 2016-2017시즌 초반 위기를 겪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마이클 이페브라가 발목 부상으로 쓰러져 약 3주동안 코트에 서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LG는 발빠르게 마리오 리틀을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조직력의 균열은 피할 수 없었다.
리틀이 서울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가운데 이페브라가 코트에 복귀했다. 3일 오후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21분동안 코트를 누비며 14점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LG는 리틀과의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그렇다고 이페브라를 급하게 복귀시킬 생각은 없었다. 성급한 복귀가 부상 악화로 이어진다면 시즌 전체 구상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페브라는 3일 경기를 목표로 복귀를 준비했고 비교적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였다. LG에게는 다행이었다.
그러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김진 감독은 "이페브라가 다소 조급했다. 조급한 플레이는 상대에게 너무 쉬운 공격 기회를 줄 수 있다. 복귀전이라 뭔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자제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가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적극적으로 골밑을 지키기 시작한 가운데 이페브라의 복귀로 LG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다. 이페브라의 플레이 성향은 경기를 치르면서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다.
주장 김영환은 "이페브라가 자신감을 찾을 것 같다. 그동안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느낀 것 같았다. 더 잘 적응해서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페브라가 성공적으로 팀에 연착륙한다면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2-3쿼터 경쟁력이 크게 강화된다. 개막 전 김종규의 부상과 개막 후 이페브라의 부상으로 흔들렸던 LG가 풀 전력으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