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V-클래식 매치에서 양 팀의 치어리더가 합동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 제공)
최고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V-클래식 매치'. 팀을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문성민과 박철우의 기 싸움 비롯해 상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최태웅 감독과 임도헌 감독의 지략대결 등 지켜볼 요소가 한둘이 아닌 V-리그 최고의 경기로 꼽히는 라이벌전이다.
그리고 이 운명의 라이벌은 15일 삼성화재의 홈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만났다. 경기를 지켜보기 위한 배구팬들도 현장을 찾아 자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 경기는 'V-클래식 매치'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3-0(25-20 25-22 25-21)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매 세트마다 접전이 벌어질 만큼 뜨거웠다.
경기만 재미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요소도 넘쳐났다. 우선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에서 패배한 팀이 4라운드 맞대결에서 무려 1,000명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사는 내기를 걸었다.
현대캐피탈측 관계자는 "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보내주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결국 간식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단순히 홈 팀만 마케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배구 인기 활성화를 위해 양 팀 모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사이에도 재미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감독들이 선수들에 경기에 관한 지시를 내리는 짧은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2세트 중반 타임이 나오자 경기장 전광판에는 키스타임이 진행됐다. 첫 번째는 연인 사이로 보이는 남녀가 나와 키스를 나누고 테마파크 이용권을 받았다. 재미난 광경은 두 번째 대상자부터 나왔다. 카메라는 남-남 커플을 비췄고 한 명이 강제로 상대방을 잡아당겨 억지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 그들이 받은 상품은 호텔 숙박권이었다.
마지막에는 노부부가 카메라에 잡혔고 이들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권을 받았다. 홈경기 때마다 열린 이벤트였지만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자 더 큰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가장 큰 이벤트는 따로 있었다. 이날 이벤트의 백미는 바로 양 팀의 대표 치어리더들의 공연 대결이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대중들에 익히 알려진 미녀 치어리더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박기량과 현대캐피탈의 김연정이 그 주인공들이다.
박기량과 김연정은 야구장에서 라이벌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박기량은 야구 시즌에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 자이언츠의 치어리더로 활약한다. 김연정은 창원시에 있는 NC 다이노스의 치어리더다. 롯데와 NC는 경상도 지역 라이벌로도 유명하다.
양 팀의 치어리더는 1세트가 끝나고 진영을 바꾸는 시간에 화끈한 응원 대결을 펼쳤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쪽은 삼성화재였다. 박기량을 필두로 한 치어리더들은 멋진 춤사위로 관중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현대캐피탈도 김연정을 포함한 치어리더들이 열정적인 댄스로 응수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각자의 끼를 마음껏 발산한 양 팀의 치어리더는 합동공연까지 선보여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즐겁게 즐긴 팬들, 그리고 배구의 흥행을 위해 노력한 양 구단의 노력이 더욱 빛난 'V-클래식 매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