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파다르(왼쪽)와 한국전력의 바로티.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한국전력과 우리카드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화끈하게 마무리했다. 승리를 갈망하는 두 팀의 승부는 5세트에서 갈렸다. 그리고 각 팀의 외국인 선수들은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5세트를 지배했다.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최종전이 열렸다.
경기는 우리카드가 1, 2세트를 연거푸 따내며 손쉬운 승리를 거머쥐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안방에서 상대의 승리 환호를 듣고 싶지 않았던 한국전력이 3, 4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승리팀이 가려지는 운명의 5세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는 15점짜리 단판 승부에서 가장 공격 효율이 좋은 선수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계획을 세웠다. 결국 한국전력은 아르파드 바로티, 우리카드는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중심에 내세웠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토종 에이스 전광인과 최홍석 등이 있었지만 체력과 높이, 파워 등을 고려했을 때 바로티와 파다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두 선수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맹활약하며 5세트를 지배했다.
공격의 포문은 바로티가 열었다. 바로티는 우리카드 박상하의 서브로 시작된 5세트에서 시원한 스파이크로 팀에 선취점을 선사했다. 하지만 파다르도 곧바로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응수했다.
10점대로 점수가 넘어가자 두 선수의 공격 비중을 더 높아졌다. 바로티는 8-1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파다르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기세를 탄 바로티는 팀 공격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고 순도 높은 공격으로 14-14 듀스를 만들어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살얼음판 승부에서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은 파다르의 어깨만 믿었다. 그리고 파다르는 그 믿음에 보답했다. 14-14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파다르는 팀이 19점 고지를 밟을 때까지 홀로 모든 득점을 만들어 냈다.
승부의 마침표는 서재덕의 공격을 블로킹한 김광국이 찍었지만 파다르의 화끈한 공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록만 살펴봐도 파다르와 바로티가 5세트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알 수 있다. 파다르는 무려 61.9%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7득점을 올렸다. 성공률도 53.8%로 좋았다. 바로티도 56%점유율에 8득점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파다르(2개)보다 1개 더 많은 범실과 상대적으로 다소 낮은 50%의 성공률이 아쉬웠다.
바로티는 이날 서브에이스 3개 포함 31득점 성공률 47.4%를 기록했다. 파다르는 34득점 45.6%였다. 전체 범실은 바로티가 10개로 파다르(14개)에 비해 4개나 적었다. 두 선수 모두 에이스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것이다.
화끈한 공격 배구로 5세트 열기에 기름을 부은 파다르와 바로티. 비록 승리팀과 패전팀은 가려졌지만 두 선수만큼은 이날 경기에 승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