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2016년 한국 체육은 어떤 다른 분야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다시 힘차게 뜬 2017년의 태양처럼 한국 스포츠는 재도약을 노린다. 더욱이 올해는 초반부터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데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준비에 나서야 한다. CBS노컷뉴스 체육팀은 4회에 걸쳐 새해를 맞아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실과 과제를 조명해본다.[편집자주]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 한국의 아침을 화려하게 장식한 메이저리거들의 선전 등 2016년 한국 야구의 스토리는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이슈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2017년에 주목해야 할 한국 야구의 10가지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올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가 열린다 (자료사진=노컷뉴스)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야구 축제오는 3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그동안 아시아 국가가 참가하는 라운드는 일본 혹은 대만에서만 개최됐다. 한국에 고척돔이 생기면서 대회 경기 유치가 가능해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고척돔에서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4회 WBC 1라운드를 치른다. 야구 팬들은 모처럼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고 현역 메이저리거의 기량을 확인할 기회도 주어진다.
한국은 1회 대회 4강 진출, 2회 대회 준우승의 성과를 올렸으나 2013년 제3회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부상자가 많고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강정호, 오승환 등의 로스터 합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연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은 새로운 왕조를 탄생시킬까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KBO 리그 정규리그 사상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압도적인 4연승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두산 왕조의 가능성을 알렸다.
KBO 리그 역사상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팀은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뿐이다.
2016년 나란히 15승 이상을 기록한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보우덴 등 '판타스틱4'는 올해도 가동이 유력하다. 니퍼트와의 재계약 협상만 남았다. 그들을 돕는 양의지는 건재하다. 타선에서도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어 일찌감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자리를 예약했다.
◇KIA의 통 큰 투자, 결실 맺을까KIA는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었다. 최형우에게 사상 첫 100억원 계약을 안겨주며 KIA 유니폼을 입혔고 40억원을 투자해 나지완을 잡았다. 또 양현종과도 1년 총액 22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시장에서만 160억원이 넘는 돈을 뿌렸다.
최형우는 설명이 필요없는 현 리그 최정상급 타자다. 새로 영입한 좌타 외국인 로저 버나디나와 더불어 우타일색이었던 KIA 타선의 효율을 끌어올릴 것이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 대신 잔류를 선택하면서 마운드 공백도 최소화했다.
KIA는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과연 KIA의 통 큰 투자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자료사진=노컷뉴스)
◇'국민타자' 이승엽과의 마지막 만남KBO 리그 통산 홈런 1위(443개), 타점 1위(1,411개), 득점 2위(1,290개), 최다안타 7위(2,024개)에 올라있는 레전드, '국민타자' 이승엽이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떠밀리듯이 은퇴한 다수의 선수들과는 달리 이승엽은 일찌감치 은퇴 시즌을 올해로 못박았다. 삼성은 지난해 9위로 추락했고 간판타자 최형우가 팀을 떠나 어려운 한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이승엽은 팀을 위해 현역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통산 타율 0.304를 기록 중인 이승엽은 만 40세였던 지난해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기록을 떠나 이승엽의 경기는 늘 팬들의 이목을 끌 것이다. 또 시즌 막판 이승엽이 전국 야구장을 돌며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은퇴 투어'를 할 때 KBO 리그 구단들이 '살아있는 전설'을 어떻게 예우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야구 팬들을 설레게 할 FA 이적생야구 팬들은 시즌이 개막하는 3월을 기다린다. 스토브리그를 달구며 유니폼을 갈아입은 FA 이적생들은 야구 팬들의 설렘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LG는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4년 총액 95억원을 투자해 삼성 출신의 좌완 차우찬을 영입했다. 앞서 LG 투수 우규민은 FA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의 성적표는 시즌 내내 비교 대상이 되면서 양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최형우와 함께 FA 타자 최대어로 꼽혔던 황재균은 아직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 진출을 노리는 가운데 원소속팀 롯데와 kt가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황재균의 행보는 남은 스토브리그의 핫이슈이자 차기 시즌 전력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변수다.
김성근 감독(사진 가운데)과 한화 이글스가 2017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자료사진=노컷뉴스)
◇김성근 감독과 한화, 명예회복 가능할까한화는 2015시즌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을 전격 영입해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때마침 구단은 지갑을 풀었다. 그러나 성적은 부진했고 끊임없이 계속된 혹사 논란은 감독 본인과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 상처만을 남겼다.
한화는 박종훈 단장을 선임해 현장과 프런트의 업무 분담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로사리오와 재계약했지만 외국인 투수 보강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지난 2년간 많은 공을 던졌던 투수들은 지쳐있고 뚜렷한 전력 보강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벌써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과연 김성근 감독은, 더불어 한화가 역경 속에서 명예회복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도전SK는 2008년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 이어 KBO 리그 사상 두번째로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색깔과 리더십이 최근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던 SK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두산의 사령탑을 역임했던 김진욱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삼성은 지난 6년간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을 떠나보내고 김한수 감독을 선임했다. 시끌벅적하게 넥센 지휘봉을 내려놓은 염경엽 감독의 빈 자리는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장정석 감독이 메운다.
초보 감독들이 기존의 팀 색깔에 자신의 야구 철학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괴물' 류현진, 부활 찬가 부를까류현진은 지난 2년동안 보이지 않았다. 어깨 수술로 인해 2015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지난해 7월 640일만에 마운드를 밟았지만 팔꿈치 부상이 찾아오면서 다시 기약없는 재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 사이 다저스 선발진이 재편됐다.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켄타가 로테이션의 중심을 이루고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도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한때 커쇼, 잭 그레인키(애리조나)에 이어 다저스의 3선발로 이름을 날렸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 류현진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류현진은 현재 잠실구장에서 캐치볼 등을 하며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 어깨 수술에 따른 우려는 있지만 건강만 되찾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는 류현진의 야구 경력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자료사진=노컷뉴스)
◇오승환, 한일 이어 미국에서도 구원왕?'돌부처'의 직구는 미국 무대에서도 통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불펜투수로 활약하다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아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76경기에 등판해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올렸다.
오승환은 올해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투수의 몸값이 폭등하고 있다. 만 35세의 적잖은 나이지만 올해도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올해 말 'FA 대박'도 기대해볼만 하다. 구단이 연장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오승환의 팀내 입지는 탄탄하다.
만약 오승환이 풀타임 마무리를 맡을 경우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구원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약, 부활, 설욕' KBO 자존심을 건 메이저리그 타자들
2016년 메이저리그 무대에는 어느 때보다 KBO 리그 출신 타자들이 많았다. 올해도 각자의 위치에서 도약과 부활 그리고 설욕을 위해 힘차게 방망이를 돌릴 것이다.
두번째 시즌을 치른 강정호(피츠버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어필했다.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구단 자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지만 팀내 입지는 탄탄한 편이다.
추신수는 지난해 4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검증이 필요없는 베테랑이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지명타자 출전 빈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부상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추신수의 2017년 키워드는 바로 건강이다.
절치부심 끝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한 김현수에게 2017년은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갈 기회다. 부상과 부진 탓에 체면을 구겼던 박병호는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