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신영수.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대한항공은 매 시즌 상위권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유독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아직까지 맛보지 못했다.
올해는 느낌이 좋다. 한선수, 김학민 등 기존 주전급 선수들도 건재한 가운데 '우승 청부사' 박기원 감독의 부임과 함께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밋차 가스파리니까지 데려왔다. 곽승석도 FA 계약을 체결하며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상의 전력을 갖춘 대한항공을 시즌 초반부터 리그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패로 팀이 흔들리는 위기도 있었지만 연패 이후 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016년의 마무리도 좋았다. 우리카드를 3-0으로 제압하고 2연승을 거두며 2017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늘 붙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후반기에 약하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까지 좋은 기세를 이어가다가도 후반기만 되면 전혀 다른 팀으로 돌변해 하락세를 보이는 대한항공이다.
박기원 감독은 후반기에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참 선수들의 활약이 주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영수와 김학민의 역할이 주요하다. 박 감독은 "신영수랑 김학민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줘야 한다. 6라운드 막바지부터 플레이오프까지는 두 선수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수는 대한항공에서도 최고참급 선수다. 어느덧 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됐을 만큼 프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베테랑이다.
좀처럼 자리를 못잡던 신영수는 2016년 막판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그리고 지난해 30일 우리카드전에서 13득점으로 팀 승리에 일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의 기세는 2017년에도 이어졌다.
신영수는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17득점을 퍼붇는 맹활약으로 대한항공이 세트 스코어 3-0(28-26 25-14 25-21)으로 이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1세트부터 신영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한국전력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좋았다. 가스파리니와 나란히 7득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신영수의 존재감은 2세트에 더욱 빛났다.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순도 높은 공격을 퍼부었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도 1개씩 곁들였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3세트에서는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신영수는 이날 한국전력의 외국인 선수 바로티와 함께 최고 득점인 17점을 퍼부었다. 블로킹은 5개나 기록했다. 높은 공격 점유율에도 범실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신영수의 활약 덕에 대한항공은 승점 39점에 도달해 한국전력을 밀어내고 단독 1위에 복귀했다. 박기원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보답한 신영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