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됐다고요?' 24일(한국 시각) 미국 매체들로부터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소식이 알려진 전 롯데 내야수 황재균. 사진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롯데의 구애를 마다한 황재균(30)이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는다. 빅리거의 꿈을 위해 도전을 택했다.
황재균의 에이전시인 GSI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샌프란시스코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플릿 계약은 빅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연봉에 차이를 두는 조건이다.
최대 36억 원까지 받는 계약이다. 황재균이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들면 일단 연봉 15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여기에 출전 경기 수에 따른 인센티브가 최대 160만 달러다. 주전을 꿰찬다면 310만 달러(약 36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미국 매체 '산호세 머큐리 뉴스'도 이날 온라인판에서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메디컬 테스트가 남은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황재균의 계약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조항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애틀에서 뛴 이대호(35)와 비슷한 계약이다. 이대호는 당시 빅리그에 진입할 경우 100만 달러 보장에 인센티브 포함, 최대 4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여기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경우 3월 말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하는 마이너리그를 감수한 도전이다. 황재균은 지난 2015시즌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MLB 구단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경쟁입찰(포스팅)에 나섰지만 무응찰이라는 쓴잔을 맛봤다. 그러나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다시금 MLB의 문을 두드렸다.
당초 황재균의 전 소속팀 롯데는 잔류를 위해 꾸준히 애정을 보였다. 4년 70억 원+@라는 조건이 제시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3루수 거포가 필요했던 kt도 구애에 나섰다. 그러나 황재균은 안정 대신 모험을 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3루수가 약한 상황이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는 에두아르두 누네스이고 코너 길라스피가 백업"이라면서 "하지만 구단은 누네스의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처럼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맡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누네스가 외야로 이동한다면 황재균이 3루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좌익수는 맥 윌리엄슨인데 지난해 성적은 타율 2할2푼3리에 6홈런, 15타점에 머물렀다. 샌프란시스코라면 황재균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