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로드의 자존심을 구긴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KBL 제공)
찰스 로드(모비스)와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는 애런 헤인즈(오리온)와 함께 KBL을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로드는 6시즌째, 라틀리프는 5시즌째 KBL 코트를 누비고 있다.
다만 입지는 조금 다르다. 로드는 6시즌 동안 4번이나 팀을 옮겼다. 2012-2013시즌에는 KBL 무대를 밟지 못했다. 재계약은 한 번이었다. 반면 라틀리프는 모비스에서 3년을 꽉 채운 뒤 삼성으로 옮겼다.
덕분에 로드는 라틀리프만 만나면 승부욕이 앞섰다.
모비스 관계자도 25일 삼성전을 앞두고 "로드가 라틀리프만 만나면 다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비시즌 연습경기 때도 그렇다. 연습경기 때는 라틀리프를 상대로 굉장히 잘했었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삼성과 맞대결에서도 모비스가 2승1패로 웃었다. 로드도 3차전 37점을 포함해 3경기에서 70점을 올렸다. 라틀리프는 51점. 리바운드는 라틀리프가 43개로 30개의 로드보다 많았다.
2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 삼성의 4라운드 맞대결.
이번에도 로드와 라틀리프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라틀리프가 웃었다. 라틀리프는 20점 16리바운드 5블록으로 골밑을 지켰고, 삼성은 모비스를 87-71로 격파했다. 삼성은 23승9패 선두 자리를 지켰고, 모비스는 15승17패가 됐다.
로드는 경기 내내 라틀리프를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라틀리프를 앞에 두고 무리하게 덩크슛을 시도했다. 세 차례나 라틀리프의 블록에 막혔고, 그 중 한 차례 3쿼터 종료 3분51초전에만 파울이 불렸다. 파울을 얻어낸 로드는 라틀리프 앞으로 다가가 신경전을 펼쳤고, 결국 더블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됐다. 이래저래 자존심을 구긴 로드는 3쿼터 종료 직전 라틀리프의 덩크슛을 블록한 뒤 환호했다.
하지만 실속 면에서는 라틀리프의 압승이었다. 라틀리프는 3쿼터까지 16점 14리바운드 4블록을 기록했고, 로드는 16점 7리바운드였다. 무엇보다 로드는 16개의 2점 시도 가운데 5개만 성공시켰다. 자유투도 7개 중 3개만 넣었다.
3쿼터까지 스코어는 61-55, 삼성의 리드였다.
로드는 라틀리프와 같은 20점을 올렸다. 하지만 22개의 2점슛 가운데 7개 성공이 전부였다. 라틀리프는 필드골 성공률은 정확히 50%. 리바운드도 10개로 16개를 잡은 라틀리프에 밀렸다. 둘의 신경전 끝에 웃은 것은 라틀리프와 삼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