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버뮤데즈의 테이크다운을 방어하라." 정찬성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코리안좀비 MMA/로러스엔터프라이즈)은 오는 5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와 격돌한다. 챔피언 조제 알도(브라질)와 타이틀전 이후 3년 6개월 만의 UFC 복귀전이다.
버뮤데즈는 정통 레슬러 출신 파이터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 1에서 활약했다.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후 레슬링을 앞세워 강자 반열에 올랐다. 현재 페더급 랭킹 9위다.
김대환 격투기 전문해설위원은 "버뮤데즈는 168cm 단신이지만 힘이 좋다. 상대를 철창으로 몰아붙인 다음 다리를 깊숙이 잡고 뽑아서 넘어뜨리는 동작이 돋보인다. 메칠 때 폭발력이 상당하다"며 "이런 타입은 지구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버뮤데즈는 지구력도 좋다"고 평가했다.
정찬성은 서브미션이 좋다. 13승(4패) 중 8번을 서브미션으로 이겼다. UFC에서는 레너드 가르시아를 트위스터, 더스틴 포이리에를 다스초크로 제압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그라운드로 가서 서브미션을 노리기 보다는 테이크다운 방어에 주력해야 한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버뮤데즈는 그라운드 승부를 원할 것이다. 이번 경기의 승패는 정찬성이 테이크다운을 방어하느냐에 달렸다. 설사 테이크다운을 허용해도 빨리 일어나는 편이 낫다"며 "현지에 세컨드로 동행한 길영복의 맞춤 트레이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코리안좀비 MMA에서 정찬성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길영복은 레슬러 출신으로, 체격조건과 파워가 버뮤데즈와 닮은 꼴이다. 지난해 12월 초 버뮤데즈와 경기가 확정된 후부터 정찬성의 레슬링 훈련을 돕고 있다.
테이크다운을 방어한 후에는 타격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거리 싸움에서는 정찬성이 유리하다. 정찬성이 신장 175cm, 리치(양팔 길이) 185cm인데 반해 버뮤데즈는 신장 168cm, 리치 168cm다.
김대환 위원은 "버뮤데즈는 크게 한 방 허용하고도 역전승한 적이 많다. 5패(16승) 중 KO패는 한 번뿐일만큼 맷집과 회복력이 좋다. 다만 타격에 빈틈이 있다. 리치가 긴 상대와 싸울 때 주먹을 휘두르다가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정찬성은 밀어붙이다가 상대가 몸을 웅크릴 때 꽂는 플라잉니킥과 어퍼컷이 좋다. 기회를 노리되 한 방 KO보다는 좀비처럼 상대를 괴롭혀서 체력전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도박사들은 정찬성을 언더독으로 평가한다. 정찬성은 어깨 수술과 군복무로 3년 6개월간 옥타곤을 떠나 있었다. 반면 버뮤데즈는 꾸준히 시합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7연승을 달리다가 리카르도 라마스와 제리미 스티븐스에 졌지만 가와지리 다츠야와 호니 제이슨을 제압하고 상승세다.
그러나 정찬성은 이전 경기에서도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마크 호미닉을 7초 만에 KO시켰고, 포이리에를 다스초크로 무너뜨렸다. 정찬성이 무서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