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 대니가 9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캐피탈의 새 얼굴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가 V-리그에 연착륙했다. 팀은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대니는 안정감 있는 공격으로 활력소로 떠올랐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5라운드를 치렀다. 단독 선두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 팀 간의 대결이었다.
양 팀 모두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단독 선두 자리를 더욱 견고히 다지기 위해서 승리가 필요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선두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이날 경기에는 승리의 향방과 더불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도 있었다. 바로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용병 대니의 데뷔전이 그것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대니가 선발로 출전한다. 최대한 리시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 경기를 풀어갈 생각이다"라고 대니의 출전을 예고했다.
수비형 레프트 톤 밴 랭크벨트(캐나다)를 대신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은 대니는 문성민에 집중된 공격을 풀어줄 선수로 영입됐다. 최 감독 역시 "공격력이 월등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중요할 때 1~2점을 올릴 수 있는 공격력이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많은 기대 속에 경기에 출전한 대니. 1세트에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대니는 1세트에서 3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0%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공격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 고득점을 노리기에는 다소 제한이 따랐다.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에 세터 노재욱과 호흡도 아쉬웠다. 최 감독은 "노재욱의 볼 각도가 워낙 좋기 때문에 호흡은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실전에서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결국 최 감독은 1세트 중반 노재욱을 불러들이고 이승원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대니는 이승원과도 엇박자를 내긴 했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 대니가 9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그리고 대니는 2세트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20%의 낮은 공격 점유율에도 5점을 챙겼다. 특히 17-12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 2개를 연달아 성공시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대니는 V-리그에 녹아들었다. 3세트에서는 블로킹도 1개 기록하며 6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62.5%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약점도 함께 노출한 대니다. 확실히 오랜만에 실전 무대에 나선 탓인지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리시브에서 큰 불안함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후 움직임이 빠르게 연결되지 않았다. 체력이 부족한 탓에 공격이나 수비 이후 넘어지는 동작이 많았다.
기대했던 공격력도 조금 아쉬웠다. 상대 코트를 시원하게 강타하는 스파이크보다는 터치아웃으로 얻어낸 점수가 더 많았다. 스윙 동작이 짧게 이뤄지다 보니 공에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대니의 데뷔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1-3(20-25 25-20 26-28 18-25)로 패했다. 대니는 서브 에이스 2개와 블로킹 1개를 곁들여 16득점을 기록했다.
데뷔전을 마친 대니가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또 현대캐피탈이 어떤 유형의 선수로 키워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