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는 박기원 감독. 2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10점 앞서있지만 아직 우승을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8경기면 24점을 딸 수 있다. 아직 안심할 상황 아니다."
대한항공이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지만 박기원 감독은 전혀 안심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리그 우승을 점치기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5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25-20 20-25 28-26 25-18)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는 대한항공에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일전이었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현대캐피탈에 패한다면 승점 격차가 4점으로 줄어 추격을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경기 전 "다른 팀과 대결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모두 최선을 다해야하는 시합이다"라면서도 "현대캐피탈전은 조금은 더 비중을 둬야 하는 시합이다"라는 말로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 2위 팀 간의 대결답게 경기는 치열하게 펼쳐졌다. 대한항공은 '쌍두마차' 밋차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와 문성민을 필두로 응수했다.
결과는 공격이 더욱 매서웠던 대한항공의 승리로 끝이 났다. 가스파리니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학민 역시 2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V-리그 데뷔전을 치른 대니는 16득점을 올렸지만 아직 팀에 녹아들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2위 현대캐피탈과 격차를 10점으로 벌린 대한항공. 박 감독은 승리에 만족하면서도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6라운드 중반쯤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박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8경기면 24점을 딸 수 있다.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계획대로 흘러가서 6라운드 중반쯤 (우승)결정이 났으면 한다. 하지만 희망대로 되는 것은 없다"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대한항공의 남은 일정도 험난하다. 치열한 수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연속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 두 경기를 잡는다면 리그 우승을 더 가까워지지만 만약 패한다면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박 감독은 "6라운드에서 정규리그 확정을 지으려 하지만 그건 소설을 쓰는 거나 다름없다"면서 "다음 한국전력과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우리가 언제 지고 이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V-리그를 계산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3연승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현재 V-리그의 순위가 혼전에 빠져 있는 탓에 박 감독의 말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0~2011시즌 이후 다시 한번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고픈 박기원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