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상 최후의 보루' 9일부터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와 이승훈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금메달이 무산된 가운데 여자 매스스타트의 김보름이 마지막 희망으로 꼽힌다.(자료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와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도 무산됐다. 이제 한국 빙상의 마지막 희망 김보름(강원도청)만 남았다.
한국 빙상은 9일부터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직 금맥을 캐지 못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이상화와 이승훈이 예상치 못한 변수에 금빛 질주가 무산됐다.
당초 한국은 이번 대회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을 목표로 했다. 대회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상화와 남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2개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또 남자 팀 추월도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상화와 이승훈의 금메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상화는 10일 여자 500m에서 올 시즌 세계 랭킹 1위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0.35초 뒤졌다. 값진 은메달을 따냈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
당초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목표로 월드컵 시리즈 5, 6차 대회를 포기했다. 오른 종아리 근육 부상을 치료하면서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번 대회 37초4~5를 우승권으로 보고 준비를 한 이상화는 그러나 고다이라가 37초13의 일본 신기록을 내면서 다소 흔들렸다. 고다이라 다음 순서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살짝 실수가 나면서 37초48을 기록했다.
이승훈의 경우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이승훈은 10일 팀 추월 경기에서 한 바퀴 반을 남긴 지점에서 넘어져 대표팀은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여기에 이승훈은 부상까지 입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스케이트날에 오른 정강이를 찢겨 8바늘을 꿰매야 했다. 이 여파로 이승훈은 12일 남자 매스스타트 출전이 무산됐다. 이승훈은 지난해 챔피언으로 올 시즌도 랭킹 1위였다.
남은 우승 후보는 김보름뿐이다. 김보름은 12일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보름은 올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 랭킹 1위를 달린다. 월드컵에 4번 출전해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이미 김보름은 지난 9일 여자 3000m에 출전해 예열을 마쳤다. 4분3초85의 한국신기록을 내며 6위의 호성적을 냈다. 경기 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 대해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침착하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