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나인프로젝트(사진=메이져세븐컴퍼니 제공)
자극적인 사운드에 지친 대중의 귀를 달래줄 편안하고 따뜻한 음악. 감성 팝 뮤지션 애드나인 프로젝트(본명 박병창)가 추구하는 바다. 최근 발표한 새 싱글 '차가운 바람이 불면'은 그 지향점을 향한 여섯 번째 걸음이다.
이 곡은 "너무나 좋았던 그래서 아팠던 우리 젊은 날", "애써 널 잊은 건 아니지만 어느샌가 너와의 기억이 사라져가" 등 평범한 듯하면서도 가슴을 콕콕 찌르는 가사를 통해 지나가 버린 시간과 추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사가 특히 마음에 들어요. 너무나 좋았던, 혹은 너무나 아팠던 젊은 날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잖아요. 노래 제목도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어요. '차가운 바람이 불면' 하면 저처럼 젊은 날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거고, 다시 사랑을 할 거야 하고 다짐하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요."
서울예대 출신으로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차지한 바 있는 실력파 여성 싱어송라이터 모하(본명 박진영)는 객원 보컬로 참여해 따뜻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곡의 애절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높은 고음이나 화려한 기교를 필요로 하는 곡은 아니에요. 굳이 표현하자면, 가사를 음미하면서 분위기로 듣는 곡에 가깝죠. 내지르는 부분이 없으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모하 씨가 매력적인 음색으로 곡의 장점을 잘 살려줬어요. 아, 녹음을 마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모하 씨와 제 생일이 똑같더라고요. 기분 좋은 징조가 아닌가 싶네요. (웃음)."
매일 같이 신곡이 쏟아지는 가요계는 일종의 전쟁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고지전이 펼쳐지고 있다. 2014년 '718번 버스를 타고'로 첫발을 디딘 애드나인프로젝트는 그 전쟁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 같은 음악을 선보이는 중이다. 주제는 매번 다르지만, 그의 노래에선 항상 풋풋하고 맑은 감성이 느껴진다.
"따뜻함, 풋풋함, 순수함…모두 제가 추구하는 감성들이죠. 직접 곡을 만들다 보니, 제 성격과 성향이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표출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천천히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화약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깊은 맛을 내는 음식처럼요."
애드나인프로젝트는 어깨너머로 음악을 배웠다. 꿈은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일하며 독학으로 작사, 작곡법을 익혔다. 수많은 프로듀서, 가수들과 함께한 경험은 큰 자산이었다. '이게 맞는 건가?' 싶어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어온 그는 이제 후배 인디 뮤지션들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
"처음엔 '프로'들만의 법칙이 있을 거란 생각에 덜컥 겁이 났어요. 그런데, 결국 음악에 정답은 없다는 걸 깨달았죠. 주위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고요. 어느새 여섯 번째 싱글을 발표하게 됐네요. 최근엔 '메이져세븐컴퍼니'라는 작은 레이블을 만들었어요. 혼자 음악 하는 친구들의 고충을 잘 알아요. 그들이 좌절하지 않고 계속 음악할 수 있도록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볼빨간 사춘기, 스탠딩에그, 신현희와 김루트 등이 음원 차트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애드나인 프로젝트는 그들의 활약을 바라보며 큰 힘을 얻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인디 뮤지션들의 활약이 꾸준히 지속되었으면 해요. 저도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음악을 즐길 생각이고요. 그렇다고 큰 욕심은 없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만족이죠. '인디 음악계의 도깨비'가 되어 오래 오래 음악 하는 뮤지션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