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아직 사회적 합의가 돼 있지 않다"며 "거기까지 가는 것은 힘들다고 보는데 이는 제 개인적인 견해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페럼타워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포럼에서 이뤄진 참석자와의 질의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성소수자 본인이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제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든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모아져야 하는데 아직 우리는 거기까지 가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혼 합법화까지 가려면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의식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다음 정부에서 여러 방면에서 인권의식을 높여간다면 언젠가 동성혼 합법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좀 더 깊이 있게 논의하고 사회적 공감을 모아갈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혼 합법화는 미국에서도 낙태죄 폐지문제와 함께 소위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라며 "오랜 논란 끝에 지난해 연방 대법원에서 동성혼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났지만 우리가 미국처럼 당장 동성혼을 합법화할 수 있을 것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합의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일부 성소수자들이 문 전 대표에게 동성결혼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며 잠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문 전 대표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에 "동성혼은 국민정서상이나 현행 법체계에서 허용되고 있지 않지만 다른 성적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돼서는 안 되도록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규정돼 있으므로 추가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는 문 전 대표의 발언 문제 삼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발언을 두고 문 전 대표가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금지 내용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문 전 대표의 기조연설 중 "저는 여성이고 동성애자인데 제 인권과 평등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냐"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