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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홍상수·김민희 영화에 돌을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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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홍상수·김민희 영화에 돌을 던지나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사진=김현숙 독자 제공)

     

    스캔들의 그림자는 먼 이국땅 독일 베를린에서도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영화마저도 작품보다는 한 편의 스캔들로 가볍게 다뤄졌다.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인터뷰를 가졌다. 김민희에게는 무려 250여 일 만의 공식 석상이었다.

    인터뷰에 임하는 두 사람의 자세는 자연스러웠고, 서로 친근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불륜 스캔들 때문이 아니라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와 감독 사이에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었다.

    그는 "김민희와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답하면서도 "나는 (내 삶을 영화에)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절대 자전적인 내용을 싣지는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평소 자전적인 내용을 영화에 많이 담아 온 것으로 알려진 그였기에 예상했던 대답과는 조금 달랐다. 영화는 '영화'로만 봐주길 바라는 감독의 마음이 엿보인 대목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 스캔들을 배제히고 보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영화다.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에 빠졌던 배우 영희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영화를 보는 관점이다. 주요 외신들은 해당 영화가 홍상수 감독의 자전적 영화임을 이야기하면서도 그것과 별개로 영화가 가진 작품성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놨다. 두 사람의 사생활과 작품성을 철저히 분리한 모습이었다.

    정작 영화가 공개되지 않은 국내 분위기는 이와 한참 달랐다. 대다수 언론들은 공식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얼마나 '불륜 관계'에 부합하는 분위기를 풍기는지 보도하는 데 주력했다. 기사 밑에는 두 사람의 도덕성과 함께 영화를 향한 적나라한 조롱과 비난이 잇따랐다.

    초점이 그렇게 맞춰지다보니 당연히 작품 이야기는 얼마 나오지도 않았다. 배우 김민희와 감독 홍상수가 이번 영화에서 발휘한 역량에 대한 논의는 사생활에 파묻혀 자취를 감췄다. 자전적 이야기의 여부를 떠나 순수한 작품적 평가가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대한 온도차가 극심한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물론 그렇지 않은 관객들도 있었지만, 국내 분위기는 두 사람 불륜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냈으니 그 자체가 혐오스럽고 볼 것도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같은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 작품에 감독과 배우들의 노고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어 더욱 그렇다. 사생활에 대한 비판은 대중에 노출된 직업을 선택한 이상 어쩔 수 없더라도, 작품 자체는 그로 인해 평가 절하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영화 외적인 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지나치게 그 이슈에 매몰됐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세 번째 초청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두 사람이 내놓은 결과물을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RELNEWS:right}

    싸늘한 국내 분위기와 다르게 현지평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주요 외신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진행되는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 수상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지나 상반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에는 죄가 없다'는 논리가 과연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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