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탄핵 선고 시점을 전후해 탈당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3일 측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와 관련해 "내가 생각이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초선 의원은 "탈당을 말려보려고 하는데, 말릴 단계는 이제 아닌 것 같다"며 "의원직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다. 탈당에 대한 고민은 전부터 했던 것 같다. 탈당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탈당한다는 이야기를 안 하는데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하면서도 탄핵 이후에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 때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탈당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후 거듭된 탈당 질문에 "실질적인 결심을 하면 그 배경에 대해서는 그 때가서 설명을 할 것이다.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와 만난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본인이 추진해 온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 등이 힘도 못써보고 좌절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실망하신 것 같다"며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하고 당에 데리고 와서 지키지도 않고, 추진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이니 굉장히 화가 나셨다"고 밝혔다.
당내 한 중진 의원도 김 전 대표가 탈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가 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당이 소극적으로 대처한데 대해 불편한 심경도 드러냈다.
김 전 대표는 "4.13 총선에서도 선거운동을 위해 다니면서 당이 기필코 이 문제(경제민주화)를 해결할 것이라고 했는데, 민주당 구성원들 중에서 그것에 대해서 열의있는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 측에 대한 실망감도 여과없이 나타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문 전 대표)선대위원장이라고 들어온 사람이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정도 수준의 사람이니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없다"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단어의 뜻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정치권에 제기된 경제민주화는 실체가 없고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마치고 귀국 후 향후 행보에 대한 거취 표명을 하기로 했으나 아직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김 전 대표가 탈당을 할 경우 비문계 의원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탈당 이후 개헌을 고리로 제 3지대를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이번 대선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의 이목이 김 전 대표의 행보에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