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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유커도 있다…"反롯데 선동 유치해, 한국 다시 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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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유커도 있다…"反롯데 선동 유치해, 한국 다시 오고파"

    "주변 반한 감정 크지 않아, 한중 감정싸움 양국민 모두 피해"

    7일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유커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CBS정재훈 기자)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 이후 롯데를 표적으로 삼아 융단 폭격을 퍼붓고 있다.

    ◇ 中 무차별 보복에 반중 감정도 확산

    관영언론을 동원해 반(反)롯데 여론을 조성해 불매운동을 부추기더니 면세점에 직격탄인 한국여행상품 판매까지 금지했다.

    직접 보복도 본격화됐다. 8일까지 중국내 롯데마트 전체 점포의 절반이 넘는 55곳을 영업정지시켰다. 베이징의 일부 점포들에는 벌금을 부과했다.

    7일 한미 정부가 전광석화처럼 사드 전개에 착수하자 중국 정부는 "모든 뒷감당은 한미의 몫"이라며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그리고 곧바로 롯데제과와 미국 허쉬가 합작한 상하이 초콜릿공장에 생산정지 조치를 내리며 처음으로 제조 계열사에 손을 댔다.

    광장에 롯데 소주와 과자를 쌓아놓고 중장비로 짓뭉개는 기획성 시위까지 등장하자 국내에서도 “해도 너무한다”며 반중 감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7일 오후 유커들로 북적대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사진=CBS정재훈 기자)

     

    ◇ 유커들 "왜 롯데가 보복 당하나, 가슴 아파"

    최근 쏟아지는 중국발 보도를 보면 대륙 전체가 반롯데·반한 감정에 뒤덮인 것 같다. 판매금지 조치 이전 여행상품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사드 전개가 시작된 7일에도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유커들은 한국화장품 매장 앞에 줄을 길게 서있었고 양손에는 쇼핑가방을 잔뜩 들고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유커들의 반응은 중국내 롯데 매장에서 중국인 직원에게 삿대질을 하거나 ‘롯데 물러가라’를 외치는 시위자들과 전혀 달랐다.

    후베이성(湖北省) 우안시(武安市)에서 온 23세 여성 황모 씨는 "롯데면세점을 정말 좋아하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부터 20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한 황씨는 롯데면세점 골수팬을 자처했다. "다양한 제품, 능숙한 직원 등 최적의 쇼핑환경을 갖춰서 반드시 롯데면세점을 들린다"면서 "제주에서 명동까지 롯데면세점 단골"이라고 웃었다.

    황 씨는 "원래 한중 관계가 굉장히 좋았는데 악화돼서 너무 속상하다"면서 "특히 중국에도 많이 투자한 롯데가 집중 보복당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 걱정했다.

    7일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화장품을 사기위해 줄을 서서 대기중인 유커들(사진=CBS정재훈 기자)

     

    난징(南京)에서 온 주모(28·남) 씨는 쿨한 반응을 보였다. 한중 관계가 안좋은데 롯데면세점에서 쇼핑하는 게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롯데에서 쇼핑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롯데가 대규모 복합테마파크를 짓고 있는 선양(瀋陽)에서 온 권모(30·남) 씨도 "한국 정부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데 중국 기업이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롯데가 보복을 당하는데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롯데 매장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자주오는 부인을 따라 처음 방한한 장쑤성(江蘇省)의 좌모(48·남) 씨도 “롯데면세점에 처음 와보는데 제품이나 직원 태도 등 모든 것이 좋다”면서 “왜 민간기업인 롯데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7일 저녁 롯데면세점 소공점 외부에 조성된 한류스타의 거리 '스타 애비뉴'에서 유커들이 한류스타의 사진과 손바닥 동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CBS정재훈 기자)

     

    ◇ "反롯데 시위 우습고 유치해…반한감정 거의 없어"

    유커들은 중국에서 일고 있는 과격한 롯데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유치한 짓"이라고 혀를 찼다.

    장쑤성의 좌 씨는 "롯데 제품을 부수고 롯데매장에서 난동을 부리는데 우스꽝스럽다"며 "일부 이성을 상실한 사람들이 선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 주변에서는 롯데와 한국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다"고 단언했다.

    난징의 주 씨도 "반롯데 감정은 당국과 일부 세력이 선동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이 중국 선양에 건설 중인 롯데월드 선양(사진=롯데그룹 제공)

     

    ◇ "정부가 막아도 다시 오고 싶다"

    유커들은 한국과 롯데면세점을 다시 찾고 싶어했다.

    후베이성의 황 씨는 "정부가 한국 여행을 막고 있어 롯데면세점에 다시 올 수 없게 될까봐 슬프다"면서도 "그래도 다시 오고 싶다"고 소망했다.

    주 씨도 "한국에 10차례 정도 왔는데 중국 정부가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못하게 막는 게 안타깝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좌 씨는 "한국에 처음왔는데 너무 좋다"면서 "한국에 여행오기가 조금 힘들어지겠지만 나는 다시 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유커들은 한중 관계 악화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국 정부가 대화를 통해 이성적으로 문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온 이모(30·남) 씨는 "정치, 외교와 민간 교류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정치 문제로 양국 국민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1992년 한중 수교 직후인 1994년부터 중국에 진출해 24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2002년 중국 각지를 직접 돌아보며 본격적인 대중 투자를 구상하기도 했다.

    롯데는 중국에서 24개 계열사가 150개 이상의 영업장을 운영 중이며 현지 직원 2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영업정지 등 철퇴를 맞고 잇는 롯데마트는 99개 점포에 중국인 1만3천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중국 거래업체는 1만개가 넘는다.

    롯데 관계자는 "24년간의 중국 투자는 단순히 시장만을 노린 것이 아니라 한중 경제협력에 기여하겠다는 더 큰 차원의 결정이었다"며 "롯데가 중국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을 중국 국민들이 알아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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