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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면] 국민주권(國民主權) 보여준 '촛불혁명' 133일, 탄핵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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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파면] 국민주권(國民主權) 보여준 '촛불혁명' 133일, 탄핵 이끌다

    1000만 촛불 여정…압도적 탄핵 표결과 朴 파면 이끌어냈다는 평가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대통력 직에서 전격 파면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92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자 시민들의 퇴진촉구 촛불이 타오른 지 133일 만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처음 타오른 박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넉 달 넘게 이어졌고 결국 국회의 압도적 탄핵안 통과에 이어 대통령 파면까지 이끌었다는 평가다.

    ◇ 2만 명으로 시작한 촛불…1000만 넘어 '촛불혁명'

    (사진=CBS 사회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이 처음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 29일. 정국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처음 진행된 대규모 촛불집회였다.

    당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시민단체연합) 주최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는 시민 2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9천명)이 모인 가운데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광화문광장에서 멈춰야했다.

    1차 촛불집회 직후인 지난해 11월 4일,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담화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업모금은 선의였고 위법행위는 특정개인의 문제'라는 책임전가 발언을 해 시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대통령 담화였고 다음날 진행된 2차 촛불집회에는 20만 명의 시민이 서울 도심으로 쏟아져 나왔다. 전국적으로는 30만 명의 촛불시민이 운집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 대로 떨어진 직후인 3차 촛불집회에는 106만 명의 시민이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이는 2008년 70만 명이 운집한 광우병 촛불집회보다 많은 수준이었고 1987년 6월항쟁보다도 많았다.

    행진도 광화문광장에서 한층 나아가 경복궁역 삼거리(내자동 로터리)까지 진행됐다. 3차 촛불집회 직후 청와대는 "민심을 잘 살피겠다"는 논평을 냈고 각국 외신들은 "박근혜의 대통령 직이 흔들리고 있다"고 긴급 타전하기도 했다.

    대국민담화에서 "필요하면 검찰 수사도 받겠다"고 약속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계속해 거부한 것도 촛불 민심을 더욱 타오르게 했다. 5차 촛불집회에는 190만 명(서울 150만·지역 40만)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고 6차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대인 232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6차 촛불집회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 집회'까지 허용되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촛불집회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신청을 일부허용하며 청와대 100m 앞인 효자치안센터에서의 집회를 허용했다.

    촛불집회는 계속 이어져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10차 촛불집회에는 드디어 누적참가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해 10월부터 이어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과 목소리는 매서웠던 겨울한파를 뚫고 지난 주 19차 촛불집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 국정농단 분노 → 탄핵안 국회통과 → 朴파면…준엄한 '국민심판'

    (사진=자료사진)

     

    133일 간 이어진 촛불집회는 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가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어냈고 국정농단에 대해 준엄한 '국민심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24일,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 씨가 연설문을 미리보고 수정하는 등 국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은 분노했다.

    1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대국민사과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임회피 식 발언에 촛불은 더욱 타올랐고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4%로 급락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의결을 한 주 앞두고 진행된 6차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대인 188만 명의 시민이 광화문광장을 찾았고 전국적으로 232만 명이 운집해 정치권을 압박했다. 그 결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의 압도적인 표결로 통과됐다.

    이후 매 주말마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정치권과 법조계를 향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명령했고 결국 이날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파면됐다.

    ◇ 친박집회 도발에도 평화집회 기조 유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선고일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 헌법재판소 진입로에서 친박단체 회원들이 탄핵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혁명'은 133일 간의 여정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집회 기조 속에 큰 사고 없이 진행돼 외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1차 촛불집회가 열린 직후인 지난해 10월 30일 경찰은 이례적으로 "경찰의 안내에 따라주고 이성적으로 협조해 준 시민들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건국 이래 사상 첫 청와대 100m 집회와 행진 역시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집회 기조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RELNEWS:right}

    이후에는 친박단체의 이른바 '태극기집회'가 서울시청광장에서 대규모로 열리며 곳곳에서 충돌이 우려됐으나 큰 사고 없이 진행됐다. 지난 3월 1일에는 친박단체가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대규모 집회를 신고하며 광화문을 둘러싸는 상황이 연출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연일 이어진 성숙한 시민의식과 집회에 외신들도 호평했다. 영국 BBC는 "한국 국민은 정직하지만 정치 경제 상층부의 부패스캔들은 끊이지 않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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