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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팀' 외쳤지만 결국 '네거티브戰' 된 민주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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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팀' 외쳤지만 결국 '네거티브戰' 된 민주당 경선

    후보검증 심화 안 되는 앵무새 토론회…구조적 한계에 경쟁 격화도 한몫

    文 "전두환 표창 받아"→安측 "가짜뉴스라더니"→文 "악의적 공격, 모욕적"→安측 "文발언에 모욕 받은 사람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문재인 전 대표-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왼쪽부터)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자료사진)

     

    사실상 결선으로 인식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철저한 후보검증'이라는 취지와 달리 '네거티브전(戰)'으로 비화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 지수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최대 승부처인 호남 순회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각 후보 캠프의 조급해진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 경선참여층(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했거나 선거인단 참여의사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최근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런 신경전이 경선 이후 대선과정에서 당의 전력을 집중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文 "악의적 공격에 모욕적"…文측 "安, 분열의 네거티브"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서 "당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이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던 전두환 장군이었고, 전두환 여단장에게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한 뒤 양측의 충돌에 불이 붙었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논평을 내고 "문재인 후보가 공수부대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자랑하듯 밝혔는데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하루 만인 20일에는 양 캠프 인사들까지 전두환 표창 논란을 두고 장외전쟁을 벌이면서 양측의 골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더문캠) 특보단장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안 지사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시니 당혹스럽다"며 "제가 놀란 것은 내부를 향해서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라고 비판했다.

    더문캠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도 안 지사에게는 뼈아픈 '선의 논란'을 상기시키려는 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지사는 같은 당 문 전 대표의 말을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고 적었다.

    전략부본부장인 진성준 전 의원도 안 지사 측과 국민의당이 문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 생활을 잘 했으니 안보관을 의심하지 말라는 얘기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그걸 잘 아는 분들이 호남에 사과하라면서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나"라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 역시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무리 경선 때문에 경쟁하는 시기라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으로, 공격거리로 삼는 것은 심하다고 생각된다"며 "제 평생을 민주화운동, 그리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그리고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일종의 모욕처럼 느껴진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 安 "진심 존중하지만 비판도 어루만져야"…安측 "文발언에 모욕 받은 사람들은?"

    논란이 격화되자 안희정 지사는 일단 진화에 나섰다.

    안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애국심에 기초한 말씀이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본래의 취지에 대한 문 후보님의 진심을 충분히 존중한다"면서도 "그런 말씀에 좀 황당해하거나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당원도 있는 것이 사실인데 문 후보가 그 당원들까지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안 지사에게 십자포화를 쏟아낸 것처럼 안 지사 측 인사들 역시 논란을 지켜만 보지는 않았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안 지사 측 인사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낸 것을 거론하면서 "싫은 소리 한마디에 그렇게 분노하는 분들이 어떻게 100%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특히 "(과거 '선의발언' 논란 당시) 안희정에게 분노가 없다고 짓이겨대는 님(문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내해 왔다"고 꼬집었다.

    안 지사 캠프 김진욱 공보특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전 대표 측은) 진심을 알면서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느냐고 하는데 선의 발언 때에는 진심을 몰라서 쓰러진 안 지사에게 '분노가 빠졌다'며 발길질을 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발언이 문제인 것은 전두환에 대한 분노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안희정 충남도지사-최성 고양시장-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합동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자료사진)

     

    ◇ 민주당 "네거티브 심해지면 당 선관위가 나설 수도"

    민주당 합동토론회가 '설전(舌戰)'을 넘어선 '네거티브전'으로 비화된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한 몫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당은 물론 각 후보 캠프 모두 한 목소리로 '경제와 안보‧외교, 사회 등 영역별 심화토론을 통한 후보검증'을 촉구하고 있지만 10차례가 넘는 토론회 모두 주관사가 달라 현실적으로 영역별 심화토론이 어려운 구조다.

    이번 경선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남 순회경선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각 캠프의 초조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는 27일 호남 경선은 향후 경선(충청‧영남‧수도권 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남은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인제 대세론'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노무현 후보에 대한 돌풍이 일어난 진원지이기도 하다.

    다만 당내에서는 격화되는 신경전이 경선 이후 본선에서 당의 전력을 집중하는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의외로 불똥 아닌 불똥에 인화가 됐는데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당이 섣불리 끼어들면 특정후보를 편든다는 반발이 나올 수도 있어 당장 당이 나설 수는 없고 골치 아픈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경선과정에서 남은 앙금이 대선승리를 위해 당력을 모으는데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네거티브전이 심해지면 당 선관위가 적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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