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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지쳐버린 알레나, 힘 보태지 못한 국내파

    KGC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올 시즌 KGC인삼공사의 돌풍을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알레나 버그스마가 그 주인공이다. 대체 선수로 팀에 합류했지만 가공할만한 공격 본능을 뽐내며 정규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혔다.

    알레나의 진가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IBK기업은행에 1차전을 내주고 안방에서 2차전을 맞이한 KGC인삼공사는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55득점을 올린 알레나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따내며 승부를 3차전으로 몰고 갔다.

    KGC인삼공사는 3차전 역시 알레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갈 계획이었다. 체력적인 부분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서남원 감독은 22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알레나가 전날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며 출격을 알렸다.

    하지만 알레나는 2차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사실 알레나의 활약이 미비했다기보다 국내 선수들이 그의 짐을 덜어주지 못한 것이 컸다.

    알레나는 이날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18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31.4%에 불과했다. 공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타점도 낮아져 상대 블로킹에 번번이 당했다.

    서남원 감독은 경기 후 알레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알레나가 2차전 이후 허리 쪽에 문제가 있었다. 통증을 견디고 오늘 경기에 나섰지만 더 강하게 공을 때리려다 보니 이번엔 복부 쪽에 문제가 생겼다"고 부상 소식을 알렸다.

    서 감독은 이어 "알레나에 집중된 공격을 나눠줄 수 있는 레프트가 없었다. 레프트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아 알레나만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이날 레프트로 최수빈과 김진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지민경은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벤치에서 경기를 맞이했다. 김진희는 1세트 5득점을 올리며 알레나의 짐을 덜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후 김진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1점도 더 추가하지 못했다. 최수빈 역시 단 5득점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25%로 낮았다.

    KGC인삼공사의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한수지였지만 그 역시 7득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알레나의 부담을 덜어줄 선수들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1-3(25-23 16-25 11-25 14-25)로 패해 '봄 배구'를 마감했다.

    1차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무려 3명의 국내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KGC인삼공사는 11득점을 올린 최수빈이 유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레나가 탈이 나는 상황까지 일어난 것이다.

    알레나는 경기 패배 이후 눈물을 흘렸다.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눈물이었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승리를 간절하게 원했던 알레나다.

    KGC인삼공사의 '봄 배구'는 막을 내렸지만 알레나가 준 임펙트는 강렬했다. 그리고 국내파의 실력 향상이라는 분명한 숙제도 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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