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선제골을 내준 뒤 허탈해 하는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가 중국 원정에서 처음으로 고개를 떨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전반 34분 위다바오에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3승1무2패(승점10)로 제자리 걸음하며 2위 수성이 위태롭게 됐다.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하는 3위 우즈베키스탄(3승2패.승점9)이 4위 시리아(1승2무2패.승점5)와 원정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은 3위로 밀린다.
특히 이 경기에서 패하며 앞선 10차례 중국 원정에서 8승2무로 상대를 압도했던 한국은 처음으로 원정 패배를 기록했다. 중국과 역대전적은 18승12무2패가 됐다.
한국을 상대로 안방에서 사상 첫 승을 목표한 중국은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높게 올린 공격적인 전술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반 8분 만에 지동원이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을 정도로 생각 이상으로 거센 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29분 이용의 실수로 상대에 슈팅까지 내주는 위기 이후 한국은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왕용포가 한국의 문전으로 배달한 공을 위다바오가 혼전 중에 머리로 마무리했다.
0-1로 전반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정협을 불러들이고 중국전에 강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던 김신욱을 투입했다. 중국 역시 우레이를 대신해 우시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들어 경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김신욱의 투입 이후 중국 수비진은 전반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했다. 그러자 리피 감독은 곧장 공격수 왕용포를 빼고 미드필더 인훙보를 투입해 허리를 강화했다.
기성용의 두 차례 중거리 슈팅에 중국 수비진이 더욱 내려 앉자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1분에는 고명진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더욱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전술 교체를 통해 김신욱의 키와 황희찬의 스피드를 앞세워 골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