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구자철.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수아래로 평가되던 중국에 일격을 당한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였다.
중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고 9회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표팀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구자철은 24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기의식을 갖고 많은 것들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의 이런 언급은 '아시아의 맹주'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과감한 변화를 통해 대표팀을 재정비해야만 다시 비상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힘한번 제대로 못쓰고 패했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중국에 강했던 한국이지만 이날만큼은 완벽하게 무너졌다. 한국은 공격과 수비 그 어떠한 것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사상 첫 중국 원정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구자철은 팀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다고 전했다. "선수단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을 실감하고 있다. 승점을 챙겼어야 했던 경기였지만 그러지 못했다. 선수단도 정신적으로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라는 것이다.
실점이후 우와좌왕하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구자철은 "전반전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점 이후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며 "좋은 찬스도 세밀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본선에 가기 위해서는 최종예선에서 2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한국은 현재 간신히 2위(3승1무2패 승점10)에 올라있다. 앞으로 4경기가 더 남았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드컵 본선진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더이상의 패배는 없어야 한다. 구자철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승점을 따내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수들이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자격이 충족됐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경기장 안에서 다 쏟아낼 수 있도록 경기력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전술, 리더십 부재 등 대표팀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열차에 오르기 힘들다.
좋든싫든 변해야 산다는 얘기다.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선수와 모든 코치진이 변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구자철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많은 것들이 변해야 한다"며 "분명한 것은 선수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