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네이트 밀러 (사진 제공=KBL)
"밀러가 '밀러타임'을 한번 해줬다"
농구에서는 '밀러타임'을 표현을 종종 쓴다. 지금은 은퇴한 레지 밀러가 미국프로농구(NBA) 인디애나 페이서스 선수로 뛰었던 1995년 뉴욕 닉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마지막 16초동안 혼자 8점을 몰아넣어 역전승을 이끈 활약상을 일컫는다.
농구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짧은 시간동안 대량 득점을 몰아넣어 팀 승리를 이끌 때 '밀러타임'으로 비유하곤 한다. 혹은 밀러라는 이름의 선수가 인상깊은 활약을 펼칠 때 쓰이는 경우도 있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1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0-61로 승리한 뒤 '밀러타임'을 언급했다.
모비스 소속 네이트 밀러의 활약에 크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은 "오늘 밀러가 공수에서 '밀러타임'을 한번 해줬다"며 웃었다.
밀러는 이날 22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모비스가 12점차 열세를 뒤집은 3쿼터에만 9점을 몰아넣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밀러의 1차전 활약에 대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봤던 밀러와 비교하면 아직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2차전이 끝나고도 "아직 더 봐야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긍정적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될 때 밀러가 선수들을 불러놓고 얘기를 하더라. 그런 건 처음 봤다. 본인이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모비스는 2쿼터 중반 약 5분동안 무득점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2쿼터까지 27-37로 뒤졌다. 그러나 3쿼터 중반 6분동안 동부를 2점으로 묶는 사이 16점을 몰아넣어 흐름을 뒤집었다.
밀러는 전반전이 끝나고 동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묻자 "아직 20분이 남았다고 했다. 전반전에 슛이 안 들어갔지만 자신감을 갖고 계속 던지자고 했다. 슛이 안 들어가면 수비로 만회하면 된다고 했다. 시작은 늘 수비부터니까 수비에 집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밀러는 6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평균 34분동안 출전해 20.5점, 9.0리바운드, 5.5어시스트, 3.0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6강 2연승의 주역이다. 정규리그 때와 비교하면 공수 집중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밀러는 "너무나 긴 시즌이었다. 여러 선수들을 만났고 시즌 초반에는 부상도 있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최근 들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서 조금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출전시간이 늘어난 것도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는 매우 중요한 경기라 집중력을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2경기에 대해 만족하나 고쳐야 할 부분도 있다. 홈에서 2승을 챙겨 기분 좋다. 앞으로 몇경기를 더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