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경표(왼쪽부터), 임수정, 유아인, 곽시양이 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시카고 타자기'는 미스테리한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2017년 현재를 사는 스타 작가와 그의 팬, 그리고 대필 작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 로맨스물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포스터와 예고편에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모습이 담겨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메가폰을 잡은 김철규 감독은 5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카고 타자기'는 특정 장르로 규정짓기 힘든 작품"이라며 "초반 내용은 경쾌하고 즐거운 코믹에 가깝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진지해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굉장히 짙은 감성의 멜로, 경성시대 조국을 빼앗긴 청춘들의 울분, 독립투사들의 처절한 동지애, 그들의 비극적인 최후, 그 최후가 현재까지 이어지게 된 사연 등이 담길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드라마 '공항가는 길', '응급남녀', '황진이' 등을 연출해 호평을 이끌어 낸 김철규 감독은 '시카고 타자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감각적인 연출력을 뽐낼 각오다.
김철규 감독은 "최근 복합 장르물이나 판타지 설정을 도입한 드라마가 한꺼번에 쏟아졌다"며 "그래서 고민이 컸다. 다른 드라마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없는지 자체 검토를 많이 했고, 덕분에 확실한 차별성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타 드라마와 확실한 차별점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에 대해선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스포일러 위험성이 대단히 큰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시카고 타자기'가 미스테리한 비밀을 지니고 있는 드라마임을 암시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들의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 월화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는 1%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전작인 '내일 그대와' 마지막 회 시청률 역시 1%대였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시카고 타자기'는 자신감에 차 있는데, 주연 배우들의 이름값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배우 임수정과 유아인이 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우선 여주인공 전설 역은 2004년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무려 13년 만에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임수정이 맡았다.
임수정은 '시카고 타자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대본을 처음 본 순간부터 출연하고 싶어졌다"며 이야기와 캐릭터가 너무 새롭고 흥미로웠기 때문"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스타 작가과 팬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또, 캐릭터들이 80년 전 인연으로 얽혀있다는 점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며 "한 마디로 말하자면 첫눈에 반했다"고도 했다.
극중 전설은 수의사이자 '작가 덕후'이다. 전설은 한때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남자 주인공 한세주의 열혈 팬이었지만,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그의 안티 팬으로 돌변한다.
임수정은 "개인적으로도 책을 정말 좋아하고 좋아하는 작가 분도 많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흠뻑 빠져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설 역의 임수정과 호흡을 맞출 배우는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이 작품에서 슬럼프에 빠진 스타 작가 한세주를 연기한다.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이지만, 겉으로는 매너와 젠틀한 모습을 뽐내는 인물이다.
유아인은 "실제 성격이 한세주만큼 까칠하진 않지만 내면은 비슷한 편이라 공감하며 연기 중"이라며 "기존 로맨스물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과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방송 시작에 앞서 '병역 기피' 의혹은 털고 갔다. 유아인은 지난해 12월까지 총 세 차례 병역 등급 보류 판정을 받으면서 입대를 기피하는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그는 "대단한 권력자도 잡혀가는 마당에 제가 무슨 힘이 있어서 비리를 저지르겠나"라며 "좋은 작품을 만나 열심히 촬영 중이다. 건강에 무리가지 않도록 드라마 촬영에 임해서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우 유아인이 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고경표는 스타 작가 한세주(유아인) 뒤어 숨어 소설을 대필해주는 의문의 유령 작가 유진오 역을 맡아 이들과 함께한다.
그는 "진오는 위트와 여유로움을 지난 매력적인 캐릭터다. 잘 표현해내고 싶다"며 "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고,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워낙 출중하다. 등에 업혀 큰 수혜를 입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의문의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16부작으로 기획됐으며, 오는 7일부터 매주 금, 토 저녁 8시에 방송된다.
'킬미 힐미', '해를 품은 달' 진수완 작가, '공항 가는 길' 김철규 감독을 비롯해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 곽시양 등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과연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지닌 미스테리한 비밀에 관심을 보일까.
임수정은 제작발표회 말미, "재미와 멋, 그리고 예술적 면모가 엄청난 작품이다. 현재와 과거 장면 둘 다 그렇다"며 "여느 타임 워프(time warp) 드라마와 다른 차별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