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LA 다저스)이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치른 2017시즌 두번째 등판 경기에서 솔로홈런 2개를 허용하며 난조를 보였다. 첫 등판 경기에 비해 다소 떨어진 직구의 힘을 제구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⅔이닝동안 솔로홈런 2방을 포함, 6안타 2볼넷을 내주며 4실점했다. 탈삼진은 5개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한 시즌 첫 등판 경기에서 솔로홈런 1방을 얻어맞는 등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던 류현진은 이로써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가 됐다.
원정 낮경기 그리고 쌀쌀한 날씨의 영향 탓인지 지난 경기에 비해 구속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평균 90.4마일(시속 145.5km)의 직구 구속을 기록했다. 부상 복귀전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받을만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직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1회와 2회 직구의 평균 속도는 시속 142~143km 정도였다. 지난 등판에서는 1회에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던진 바 있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컵스의 간판타자 앤서니 리조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좌타자 리조를 상대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찌르는 직구를 던졌으나 속도가 143.5km에 그쳤다. 홈플레이트 가까이 자리잡은 리조는 마치 한가운데 공을 때리듯이 편안한 스윙으로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이 처음 90마일 이상의 공을 던진 것은 3회말 카일 슈와버의 타석 때였다. 풀카운트에서 91.7마일, 약 148km의 직구로 파울을 이끌어낸 뒤 132km짜리 체인지업을 던지자 슈와버는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방망이를 헛돌렸다. 직구의 힘이 체인지업의 위력을 증폭시킨 장면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4회말 다시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선두타자 애디슨 러셀은 유리한 볼카운트 2볼에서 류현진이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88.6마일, 143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은 5회말에 크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대타 존 제이를 몸 맞은 공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1,2루에서 슈와버가 때린 타구가 내야안타가 됐다. 강습타구가 1루수를 맞고 파울 지역으로 흐른 사이 2루주자 바에즈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크리스 브라이언트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구석을 찌르는 시속 90마일, 145km짜리 직구로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직구 구위와 완벽한 제구의 조화가 돋보인 장면.
그러나 류현진은 리조에게 우전안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이후 류현진은 불펜투수 조시 필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은 0-4 스코어에서 강판됐다.
전반적으로 경기 운영과 제구력은 나쁘지 않았다. 투구수 77개 중 5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홈런 2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4회까지는 타자가 치기 힘든 코스를 공략해 실점을 최소화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타순이 2바퀴 돈 5회말 컵스 타자의 집중력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풀어야 할 과제와 희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경기였다. 고비 때마다 컵스의 호수비에 걸려 득점 생산에 실패한 다저스 타자들은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