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부상 복귀 후 2경기를 원정에서 치른 류현진(LA 다저스)이 친숙한 구장 다저스타디움으로 돌아와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류현진은 19일 오전 11시1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올시즌 세번째 선발등판 경기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 재활을 끝내고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한 류현진은 앞선 2경기에서 2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5.79로 좋지 않았다. 한번도 선발투수의 최소 충족 조건인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8일 콜로라도 원정경기에서는 4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14일 시카고 컵스 원정에서는 4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에서 총 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편안한 환경 '다저스타디움'콜로라도와의 리턴매치다. 장소는 쿠어스필드에서 다저스타디움으로 바뀌었다.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가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라면 다저스타디움은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꼽힌다. 파울지역이 넓고 외야도 넓다.
류현진에게는 올시즌 첫 홈경기 등판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2013년부터 원정보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출전한 경기에서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원정 통산 기록은 17승10패(총 32회 등판) 평균자책점 3.50. 안방에서는 통산 11승8패(총 27회 등판)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확률(BAbip)이 원정에서 0.297, 홈에서 0.331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홈에서 비교적 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최소화해왔다고 볼 수 있다.
◇뚝 떨어진 구속, 회복 여부에 관심류현진의 당면 과제는 가급적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속을 회복해야 한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은 콜로라도와의 첫 경기에서 평균 90.4마일(시속 145.5km)의 직구 속도를 기록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시카고 컵스 원정에서는 직구 평균 구속이 88.6마일(142.6km)로 뚝 떨어졌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첫 등판 경기에 비해 평균 시속 2km 정도 느렸다.
1회말 앤소니 리조와 4회말 애디슨 러셀에게 각각 허용한 솔로홈런은 모두 시속 144km 이하의 직구를 얻어맞은 결과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다소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장타로 연결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시카고 컵스전이 끝나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직구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는 낮경기였고 날씨도 쌀쌀했다. 투수가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여지가 있는 환경이었다. 특히 최근 2년간 실전 경험이 거의 없었던 류현진에게는 다소 낯선 환경이었을 것이다.
19일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홈경기는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경기다. 류현진이 좋은 컨디션에서 등판할 수 있는 조건이 대부분 갖춰졌다. 부상 이후 류현진의 구속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또 류현진은 올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17로 좋았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0.467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체인지업은 위력적이다. 제구가 잘 되고 있고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비율도 높다.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의 구질 배합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다.
◇경계해야 할 콜로라도 타자들은?그러기 위해서는 콜로라도 타선을 넘어야 한다.
콜로라도는 9승5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있다. 놀란 아레나도, 카를로스 곤잘레스 등 강타자들을 대거 보유한 타선은 시즌 초반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콜로라도의 팀 타율은 0.227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12위에 머물러 있다. 쿠어스필드를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홈경기 타율은 0.207로 더 낮다.
그러나 콜로라도에는 왼손투수에 강한 타자들이 많다. 올시즌 왼손투수 상대 타율은 팀 타율은 0.252로 오른손투수 상대 타율 0.215보다 4푼 가까이 높다.
찰리 블랙먼과 DJ 르메이유 등 테이블세터진이 왼손투수 공을 잘 치는 대표적인 타자들이다. 아레나도와 곤잘레스, 트레버 스토리 등은 언제 한방을 터트릴지 모르는 거포들이다.
1루수 마크 레이놀즈는 전형적인 '공갈포' 유형의 타자로 분류되지만 올시즌 타율 0.306에 팀내 가장 많은 홈런(4개)과 타점(11개)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컨디션이 좋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
◇다시 만나는 카일 프리랜드류현진이 시즌 첫승을 신고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지원도 필요하다. 상대 선발투수는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쳤던 신인 좌완투수 카일 프리랜드다.
프리랜드는 지난 8일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는 4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플라이볼 타자들이 각광받고 있다. 쉽게 표현해 '홈런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프리랜드는 지난 2경기에서 전형적인 '땅볼 투수'의 특징을 보였다. 플라이볼 대비 땅볼 비율은 1.54, 뜬공 아웃 대비 땅볼 아웃의 비율은 3.80이었다. 메이저리그 평균은 각각 0.80, 1.06이다.
콜로라도 마운드는 올해 뜬공 아웃 대비 땅볼 아웃의 비율이 1.56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팀 평균자책점은 3.92로 30개 구단 중 14위, 피장타율도 0.394로 14위, 리그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쿠어스필드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수들의 생존법이다.
프리랜드에게 한차례 막혔던 다저스 타자들이 이번에는 어떻게 맞설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다저스 타자 중에서는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38, 6타점을 기록한 야시엘 푸이그의 페이스가 단연 눈에 띈다. 저스틴 터너도 지난 5경기에서 타율 0.400을 올리며 맹타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