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바늘을 꿰맨 오세근의 왼손. (사진=김동욱 기자)
"그동안 당한 부상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지난 28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 KGC 오세근은 1쿼터 시작하자마자 상대 유니폼에 왼쪽 손이 걸리면서 3~4번째 손가락 사이가 찢어졌다. 간단한 치료만 한 뒤 코트로 들어섰고, 경기가 끝나고나서야 병원으로 향했다. 안쪽 3바늘, 바깥쪽 5바늘을 꿰매는 부상이었다.
오세근은 30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도 3~4번째 손가락 사이를 흰 붕대로 고정한 채 뛰었다.
그럼에도 20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오세근은 경기 후 "4차전 1쿼터 시작하자마자 다쳤다. 상대 옷에 걸려서 찢어진 같다"면서 "아팠다. 그런데 이 정도는 지금까지 당한 부상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꿰맨 상태라 4차전보다 오히려 오늘 더 아팠다. 뛰다보니 그냥 하게 되더라"고 웃었다.
말 그대로 부상 투혼이었다. 아픈 왼손으로도 삼성 마이클 크레익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4차전에서 파울 트러블로 고전했지만, 크레익 수비 방법을 알고 있었다.
크레익은 2~3쿼터 턴오버 7개를 범했고, 5반칙 퇴장까지 당했다.
오세근은 "그동안 크레익을 막다가 파울을 한 적은 많지 않다. 다른 선수를 도와주다가 파울이 나왔다"면서 "오늘은 아예 여지를 안 만들기 위해 집중을 많이 했다. 1차전부터 막는 방법을 알았다. 오늘 크레익이 유독 흥분해서 나에게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세근은 크레익의 5번째 공격자 파울 때 가슴을 세게 부딪혔다. 그 통증을 안고 경기를 소화했다.
오세근은 "사실 예전에 로드 벤슨에게 부딪혀 가슴 쪽에 금이 갔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뛸 때는 아팠다"면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정확한 상태는 자고 일어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1승만 남았다.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었던 오세근이지만, 생각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