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영화제가 5월 봄날을 맞아 활짝 꽃핀다.
올해로 열여덟 돌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벌써 중반이 지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영화제는 올해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조직위원장인 김승수 전주시장은 개막식에서 "전주영화제는 지금까지 어떤 자본과 권력, 사회적 통념 앞에 늘 당당했다. 그래서 감히 이런 슬로건을 정했다"면서 "영화의 본질은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권력으로부터 상처입은 예술과 예술인이 치유받는 봄이 오길 바란다"고 슬로건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영화제 기조에 맞게 상영작 숫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그만큼 상영관도 대폭 늘어났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설된 '프론트라인' 섹션이다. 전주영화제가 던지는 '화두'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이 섹션에는 발칙한 상상력과 대범한 표현, 논쟁적인 주제를 담은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외에도 인디밴드들의 공연과 각종 마켓들이 축제의 밤에 활기를 더한다.
언제나 바쁜 도시 서울에서도 서울환경영화제가 열린다. 이 영화제는 도심 한복판에서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서울환경영화제는 오는 18일부터 24일일까지 약 일주일 간 서울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14회를 맞은 서울환경영화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환경 문제를 전면에서 다룬다. 24개국 51편의 환경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난다.
일부 상영작들은 새로운 환경 운동을 그리며 탈핵, 기후변화 등 전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이슈를 담아냈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의 창단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 제리 로스웰 감독의 특별전도 볼거리다.
◇ 거장들 총출동한 칸영화제거장으로 손꼽히는 국내 감독들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17일(현지시간)을 시작으로 약 10일 간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열린다.
경쟁부문에는 한국 영화가 두 작품이나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은 영화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가 그 주인공이다. 이밖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 총 일곱편이 칸영화제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릴리 콜린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격한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와 함께 자라난 거대한 동물 옥자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찬욱 감독의 남다른 행보도 눈길을 끈다.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박 감독은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로써 현재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세 명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계 안팎의 분위기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는 '아가씨' 한 편이 경쟁부문에서 미술상을 탔지만, 올해에는 좀 더 많은 영화들이 수상까지 이어지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 김민희가 과연 베를린처럼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