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로운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 (사진 제공=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은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 사이에서 고민하다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런데도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제이미 로맥은 자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무대를 원했다. 그래서 KBO 리그를 선택했다.
로맥은 4월 한달동안 미국 마이너리그, 그것도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A 리그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타자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엘 파소 소속으로 4월에 홈런(11개), 장타율(0.860), OPS(1.274) 부문 리그 1위에 올라 마이너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4월의 MVP로 선정된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타격이 강한 팀이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로맥의 메이저리그 콜업(callup)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처음으로 SK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로맥은 "사실 구단 프런트로부터 곧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SK에서 제안이 왔다. 고민하다 한국에서 더 꾸준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나와 가족에게도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맥은 "기회의 문제였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도 어려움이 따른다. 매일 야구를 하고 싶었다. 또 성적이 좋은 팀에서 플레이오프에 나가보고 싶었다. KBO 리그를 경험한 동료들로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게는 쉬운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 해도 저연봉의 선수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경우 언제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지 모른다. 로맥에게 기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로맥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었다. 그러나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13에 그쳤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만회할 기회는 없었다.
로맥은 "작년에는 팀이 나를 믿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 두 경기에서 못 치니까 바로 2군으로 내렸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로맥은 빠르면 오는 11일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로맥이 1루수와 2루수, 3루수, 코너 외야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파워와 강한 타구를 날리는 기술을 갖췄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로맥은 먼저 포지션에 대해 "포지션별 글러브를 다 갖고 왔다. 3루도 좋고 2루도 좋다. 가장 오랜 시간 뛸 수 있는 포지션을 감독님이 정해주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파워가 강하고 2루타도 많다. 볼넷도 얻을 수 있다. SK에는 좋은 타자가 많다. 만약 투수가 내게 치기 좋은 공을 던진다면 강하게 칠 것이고 좋은 공을 던지지 않는다면 받아들이고 다음 타자에게 기회가 갈 수 있도록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로맥은 어깨 부상 때문에 대체된 외국인선수 대니 워스와 가까운 친구 사이다. 로맥은 "본인 스스로 좌절을 많이 했다. 그래도 한국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해줬다. 워스뿐만 아니라 대니 돈 등 여러 선수들로부터 한국 생활과 야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과 관련해 동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 중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로맥은 "코리안 바베큐"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그는 "코리안 바베큐를 먹으러 가야겠다"며 즐거워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