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신임 정무수석이 e스포츠협회장 시절 게임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롤 '그라가스'와 스타2 '멩스코'(위) 코스튬플레이 모습. (사진=전병헌 정무수석 트위터)
전병헌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전격 발탁되면서 새삼 게임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 신임 정무수석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입성해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역임하고 19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을 역임할 정도로 당내 입지가 탄탄한 중진급 인사다.
전 정무수석은 정치적인 무게감 못지 않게 온라인과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정치인들 중에서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한국 e스포츠협회장을 역임한 뒤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직까지 맡을 정도로 각별하다.
정치인들이 각종 단체장이나 협회장을 맡는 사례는 비일비재 하지만 전 정무수석은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덕후' 사이트로 유명한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국내 게임산업과 게이머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과 인증 글을 직접 게시해 '루통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병헌 신임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국회 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실제 게임 유저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게임중독법과 셧다운제 합헌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협회장 시절에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국내 e스포츠 위기때 기업 협찬을 이끌어내고 선수 처우 개선과 롤드컵 한국 유치를 성공시키는 등 게임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온라인에서 특히 그의 명성이 자자해진 것은 2013년 게임 캐릭터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그라가스'와 2014년 스타크래프트2 멩스크 코스튬플레이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각종 게임 이벤트에도 참석해 참가자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고 게임산업 발전과 게임 유저 환경 개선을 위한 공약도 여러차례 내놔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지난달 19일에는 "오늘 스타크래프트 1.18패치 무료 공개!"라는 글을 여전한 게임 사랑을 과시했다. 이어 "문재인맵도 전격출시!"라며 당시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에서 기획한 '스타맵' 이벤트를 알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위적인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는 정치인임에도 국민과의 소통에 더 무게를 둔 그의 행보가 다시금 눈길을 끄는 이유다.
한편, 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무수석으로 임명되면서 지난 11일자로 협회장을 사임했다고 14일 밝혔다. 전 세계 40여개국 e스포츠 단체가 가입해 있는 국제e스포츠연맹(IeSF) 회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