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공을 건네지 마오' KIA 임창용(왼쪽)이 19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6-2로 앞선 9회 등판해 이대진 코치로부터 공을 건네받고 있다.(광주=KIA)
주중 선두권 대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일까. '광주 대회전'을 펼쳤던 KIA와 LG가 에이스를 내고도 참패를 당했다. 시리즈를 싹쓸이한 KIA나 스윕을 당한 LG나 뼈아픈 패배였다.
KIA는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회 거짓말같은 대역전패를 안았다. 8회까지 6-2로 앞서다 9회만 5실점하며 6-7로 무너졌다.
이날 KIA는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내세웠다. 상대 투수는 올해 첫 선발 등판하는 신인 박치국이라 승리가 예상됐다. 두산 관계자도 "어차피 부담이 없이 치르는 경기"라고 말했다.
흐름은 예상대로였다. KIA는 2회 안치홍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2-1로 쫓긴 4회 대거 3점을 뽑았다. 5-2로 앞선 7회난 로저 버나디나의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는 듯싶었다. 선발 노에시도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7승째가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9회가 문제였다. KIA가 마무리 임창용을 올리면서 이른바 '창용 극장'이 막을 올렸다. 임창용은 2사 1루에서 류지혁,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1실점했다. 흔들린 임창용은 최주환에게 볼 3개를 던져 카운트가 몰렸다.
결국 최주환은 풀카운트 끝에 임창용의 6구째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짜릿한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설상가상으로 임창용은 닉 에반스에게도 우중월 1점 역전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KIA는 9회말 두산 마무리 이현승에게 막히며 허무한 6-7 패배를 안았다. 올 시즌 임창용의 두 번째 블론세이브였다. 시즌 초반 부진해 마무리에서 물러났던 임창용은 최근 5경기에서 3승2세이브로 다시 중책을 맡았지만 또 다시 불안감을 노출하며 KIA에 고민을 안겼다.
'쟁여놨는데...' LG 좌완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19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LG)
LG의 패배도 뼈저렸다. LG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서 4-9 패배를 안았다. KIA전 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LG 선발은 좌완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였다. 당초 LG는 광주 3연전에 허프의 등판을 고려했지만 미뤘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잠실 홈 경기에 허프의 선발 복귀전을 배정해 에이스를 예우했다 .
하지만 허프는 6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철벽 불펜도 힘을 잃었다. 정찬헌이 4-5로 추격한 7회부터 등판해 1⅓이닝 동안 4실점(3자책)하면서 LG는 후반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롯데의 4연승을 지켜봐야 했다.
화제를 모은 주중 시리즈에서 완벽한 승리를 따냈던 KIA와 아쉬운 3연패를 안았던 LG. 그 후유증 탓인지 주말 시리즈 첫 경기에서 나란히 참패를 안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