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아빠가 나갈게' 삼성 이승엽이 일본에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선 2013년 홈런 더비에서 아들 이은혁 군과 함께 즐거워 하는 모습.(자료사진=삼성)
'국민 타자' 이승엽(41 · 삼성)이 마지막으로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을까. 올해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치는 데다 홈인 대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이라 만약 이승엽이 출전한다면 뜻깊은 마무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엽은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올스타전 베스트12 후보에 포함됐다. 10개 구단별 12명씩 총 120명 중에 삼성 지명타자로 후보에 올랐다.
만약 이승엽이 베스트12에 오르면 개인 통산 11번째다. 특히 2015년 이호준(NC)이 세운 최고령 출장 기록(39세5개월10일)을 경신할 수 있다. 이승엽은 30일 현재 40세 9개월 12일이고 올해 올스타전은 7월 15일 펼쳐진다.
성적만 본다면 쉽진 않다. 이승엽은 29일까지 타율 49위(2할6푼5리), 홈런 15위(7개), 타점 25위(26개)에 머물러 있다. 데뷔 후 최악이었던 2013년(타율 .253, 13홈런, 69타점)을 빼고는 가장 좋지 않은 페이스다.
같은 드림 올스타의 지명타자 후보들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낫다. 두산 닉 에반스가 타율 3할1푼8리 10홈런 27타점, 롯데 최준석이 타율 3할2푼9리 3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2할3푼5리의 정의윤(SK)과 무홈런 11타점의 이진영(kt)은 현실적으로 베스트 선정이 어렵다.
다만 이승엽은 올해 커리어를 마감한다는 프리미엄이 있다. 역대 통산 홈런(450개), 타점(1437개), 득점(1309개) 등 KBO 리그 역사를 써온 이승엽이기에 대타자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바라는 팬심이 몰릴 수 있다. 성적도 타율만 살짝 떨어질 뿐 홈런, 타점은 에반스, 최준석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2016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앞세운 드림 올스타가 8-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드림 올스타 대표로 삼성 이승엽이 승리팀상을 받고 구본능 KBO 총재와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삼성)
올스타 팬 투표는 오는 6월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KBO 앱과 KBO STATS 앱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성적을 끌어올릴 시간은 충분하다. 더욱이 삼성의 홈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지는 올스타전이다.
여기에 이승엽은 선수단 투표에서 지지를 얻을 공산이 크다. 베스트12는 팬 투표수와 선수단 투표수를 점수로 환산, 70% 대 30% 비율로 합산해 결정된다.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팀 성적이 걸림돌이지만 국민 타자의 마지막 시즌과 상쇄될 수 있다.
올스타전은 10개 구단이 드림 올스타(두산, SK, 롯데, 삼성, kt)와 나눔 올스타(NC, 넥센, LG, KIA, 한화)로 나뉘어 대결한다. 베스트12 중 투수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모두 3명이 선정되며, 포수와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부문 각 1명, 외야수 부문 3명으로 포지션이 나뉜다.
지난해 미스터 올스타(MVP) 민병헌(두산)은 120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베스트 선정에 도전한다. 이승엽은 김하성(넥센)과 최형우(KIA), 정우람, 정근우(이상 한화), 구자욱(삼성) 등과 함께 3년 연속 베스트 선정을 노린다.
만약 이승엽이 베스트12에 선정되지 못해도 올스타전에는 나설 수 있다. 감독 추천으로 12명이 더 뽑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엽의 위상과 홈 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베스트에 뽑히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이승엽이 예우가 아닌 실력으로 베스트12에 뽑히는 것이다. 과연 이승엽이 올스타전에 걸맞는 성적으로 베스트12에 뽑힐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