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는 포르투갈과 2017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에서 1-3으로 패한 뒤 한동안 눈물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세계 최고의 또래들과 내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지난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포르투갈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이 경기는 포르투갈의 3-1 완승으로 끝났다. 이 패배로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의 재현을 노렸던 신태용 감독과 선수 21명의 위대한 도전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한국 벤치에서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뜨거운 눈물을 쏟는 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그는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는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이라는 평가를 받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2군 팀에서 활약하는 ‘신태용호’의 핵심 선수 백승호였다. 백승호는 그라운드 위에서 팬들에게 아쉬운 인사를 하면서도 좀처럼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백승호를 많은 포르투갈 선수가 위로하는 모습도 있었다.
백승호는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시험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후 잔뜩 부은 눈으로 만난 백승호는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다 같이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그 시간에 비해 대회가 금방 끝나버려 많이 아쉽다”고 입을 열었다.
백승호는 U-20 월드컵을 ‘자신의 실력을 깨닫는 계기’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또래 선수들과 내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알았다. 팀에 돌아가 경기 감각이나 체력 등 여러 면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의 아쉬운 완패를 백승호는 과연 어떻게 분석했을까. 그는 포르투갈이 21명 전원이 프로팀에서 경기력을 쌓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승호는 “이번 대회는 벽을 느꼈다기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라며 “우리 선수들은 1학년이라는 이유로 대학 팀에서 못 뛰는 경우가 많고, 프로팀에 있어도 나나 (임)민혁이처럼 경기 운영 감각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경기 내내 조급하게 경기했다. 프로 팀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U-20 월드컵은 끝났지만 백승호의 축구 인생은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백승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목표였는데 아쉽다. 이제는 바르셀로나B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당장 목표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승호는 후반 교체에 대해 경기 중 근육에 이상을 느껴 직접 감독에게 교체를 요청했다고 설명하며 완벽한 몸 상태로 대회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