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호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울리 슈티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 경기에서 카타르에 2-3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4승1무3패를 기록, 승점 13점을 유지했다. 13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이 1위 이란에 패한 덕분에 조 2위 자리는 지켰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상대 전적에서 5승2무1패 절대적 우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1984년 12월10일 원정에서 0-1로 진 뒤 무려 33년(32년 6개월) 만에 카타르에 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 수비를 깰 원톱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선택했다. 좌우 측면에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자리했고, 가운데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재성(전북)이 포진했다. 바로 밑에 한국영(알 가라파)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는 이라크전에서 시험했던 스리백이 아닌 기존 포백이었다. 김진수(전북)와 곽태휘(서울), 장현수(광저우 R&F), 최철순(전북)이 늘어섰고, 골문은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가 지켰다.
32년 6개월 만에 한국을 울린 카타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 감독은 평소대로 점유율 축구를 펼쳤다.
하지만 이라크전처럼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8분 김진수의 롱 스로인에 이은 황희찬의 헤딩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0분 이재성의 왼발 슈팅 역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오히려 카타르의 공격이 더 매서웠다. 카타르는 전반 23분 압델카림 하산이 한국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했다.
결국 카타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4분 카타르의 역습을 최철순이 막다가 경고와 함께 프리킥을 내줬다. 하산 알 하이도스가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노렸고, 골키퍼 권순태가 움직일 틈도 없이 골문이 열렸다. 전반 25분이었다.
한국은 전반 34분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대신 이근호(강원)가 들어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한 방이 부족했다. 전반 40분 수비를 달고 돌아선 뒤 날린 슈팅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후반에도 카타르의 공세는 계속 됐다. 후반 6분 추가골을 헌납했다. 아크람 아피프가 알 하이도스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골문을 열었다.
다급해진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8분 지동원 대신 황일수(제주)를 투입해 카타르 골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후반 17분 추격을 시작했다.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공을 가운데로 내줬고, 달려든 기성용이 논스톱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25분 동점골까지 거침 없이 달렸다. 이번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황일수가 침착하게 머리로 공을 떨궜다. 마무리는 황희찬의 몫. 황희찬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가 무너졌다.
후반 29분 호드리고 타바타의 패스 한 방에 찬스가 생겼다. 곽태휘가 알 하이도스를 놓쳤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한 알 하이도스는 다시 한 번 한국 골문을 활짝 열었다. 33년 만에 한국을 울리는 결승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