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문 대통령과 협의 후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3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무주=노컷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바흐 위원장은 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과 분산 개최 등과 관련해 "IOC에서는 공식적으로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인 만큼 IOC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당초 바흐 위원장은 전날 인천공항에 입국한 자리에서는 "지난 24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단일팀) 제안이 인상적이었다"면서 "곧 문 대통령을 만나서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 축사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사실상 남북 단일팀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과 협의를 통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날 회견에서 바흐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올림픽이 남북 화해와 대화를 위해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점은 감사하고 생각한다"면서 "남북 대화와 화해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향후 어떤 일이 가능할지는 앞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7월 3일 방미를 마친 문 대통령이 한국에 오면 그런 부분을 만나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참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는 이미 지난 2월 북한 NOC(올림픽위원회)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했다"면서 "이후 북한이 올림픽 출전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일팀과 관련해 "남북 NOC의 합의와 IOC 지원 중 어느 것이 먼저 해결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IOC는 이미 북한을 초청했고 그래서 출전 자격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면서 "IOC는 (북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외의 다른 모든 질문은 월요일에 문 대통령과 얘기한 뒤에 답하겠다"고 휘갑을 쳤다.
결국 남북 단일팀과 관련된 구체적인 과정은 문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북한 NOC의 의사를 확인한 뒤 실무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 장웅 IOC 위원은 "지금 정치 상황이 굉장히 엄혹한 현실"이라면서 "남북 단일팀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