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는 명기네' KIA 김기태 감독이 1일 LG와 원정에서 10-4 대승을 거둔 뒤 결승타를 때린 이명기 등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KIA)
성난 호랑이들은 피해야 하는 걸까. KIA가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썼다.
KIA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장단 13안타로 상대 마운드를 두들기며 10-4 승리를 거뒀다. 최근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특히 KIA는 KBO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두 자릿수 득점을 5경기 연속으로 기록한 것. 이전까지는 롯데가 2015년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NC가 같은 해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달성한 4경기 연속이 최장이었다. 이번 주중 삼성과 3연전에서 11점, 13점, 22점을 냈던 KIA는 LG를 상대로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10점을 뽑아내 신기록을 완성했다.
그러면서 KIA는 올 시즌 50승(27패)에 선착했다. 이날 롯데에 진 2위 NC와 승차(47승29패1무)를 2.5경기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톱타자 이명기가 7회 결승타 포함, 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승리의 선봉에 섰다. 4번 타자 최형우도 쐐기타 포함, 2안타 3타점 1득점을 올렸고, 이범호도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반면 LG는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내고도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허프는 7회까지 삼진 7개를 잡아냈으나 8피안타 4실점으로 성난 KIA 타선을 막지 못했다. LG 타선은 상대 선발 임기준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데다 9안타 4득점으로 응집력에서도 밀리며 4연패에 빠졌다.
이날 한화에 진 두산과 함께 승률 5할(37승37패1무)에 턱걸이했다. 이날 kt와 수원 원정이 비로 취소된 넥센(38승37패1무)에 4위 자리를 내줬다.
선발진의 무게감에서 LG가 유리해보였다. 그러나 최근 4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한 KIA 타선은 무서웠다.
2-2로 맞선 7회가 승부처였다. LG는 투구수 100개를 넘은 허프를 믿고 맡겼지만 떨어진 구위로 KIA 타선을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KIA는 1사에서 김선빈의 좌전 안타와 김지성의 깊숙한 유격수 땅볼에 이은 상대 야수 선택으로 1, 2루 기회를 맞았다.
허프와 유강남 LG 배터리는 바깥쪽 승부로 병살타를 유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이명기가 날카롭게 밀어친 타구가 3루 선상을 뚫으면서 팽팽한 균형의 추가 기울어졌다. 이후 KIA는 로저 버나디나의 빗맞은 타구의 바운드가 크게 튀면서 2루 내야안타가 되는 행운까지 겹쳐 4-2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KIA는 8회 이범호의 1점 홈런이 터진 것도 모자라 9회 완전히 쐐기를 박았다. 1사 2, 3루에서 버나디나가 고의 볼넷으로 출루한 뒤 최형우가 2타점 우익수 쪽 2루타로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민식의 1타점, 이범호의 2타점 적시타로 대거 5점을 뽑아내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대기록을 완성했다.
삼성은 SK와 인천 원정에서 7-4로 승리했고, 한화는 대전 홈에서 두산을 9-3으로 누르고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