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로 돌아온 이명주. (사진=FC서울 제공)
이명주가 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입단식과 동시에 전북 현대를 상대로 데뷔전까지 치렀다. 개인 기량은 여전했다. 이제 팀 전술에 녹아드는 일만 남았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서울과 전북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8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지난 19일 서울 입단을 확정하며 포항 스틸러스에서 호흡을 맞춘 황선홍 감독과 재회한 이명주는 이날 경기 전 입단식을 진행하며 진정한 '서울맨'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내친김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데뷔전에 나섰다.
3년 만의 K리그 무대다. 이명주는 2014년 포항에서 알아인으로 이적했다. 알아인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올해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적응기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명주의 선발 출전 이유는 분명했다. 전북을 반드시 잡겠다는 황 감독의 의지가 가득했다.
이명주는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듯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주세종, 이상호 등과 중원을 이명주는 공격 최전방과 최후방 수비지역까지 오가는 넓은 활동량을 보였다.
활발한 공격 작업도 일품이었다. 이명주는 전반 16분 전북 페널티박스 앞에서 공을 몰고 가다 측면에서 들어오던 이상호에 공간 패스를 내줬다. 이상호의 크로스가 수비에 막혀 결정적인 장면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감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전반 19분에는 중앙 수비수 곽태휘보다 더 깊게 수비진으로 내려와 이재성의 공격을 막아내는 일품 수비도 뽐냈다.
이명주는 이후에도 빠른 원터치 패스를 팀원들과 주고받으며 전북을 흔들었다. 비로 인해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위치 선정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었다. 황 감독은 경기 전 이명주에 대해 "아직 팀 훈련에 많이 참여하지 못해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황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이명주는 역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이상호와 포지션이 앞뒤로 겹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슛을 날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너무 아끼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후반 막판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며 걷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아직 팀원들과 경기장에서 함께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드러난 문제점이기 때문이다. 또 황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수행할 줄 아는 이명주이기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명주는 데뷔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박주영의 극적인 결승골로 2-1 승리까지 맛봤다. 전북이라는 대어를 잡아낸 서울은 K리그 무대에 연착륙한 이명주의 활약으로 후반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