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부서로 압송된 심천우(31)와 강정임(36). (사진=경남CBS 이상현)
골프연습장 부녀자 납치 살해 혐의로 경찰에 공개 수배됐던 심천우(31)와 강정임(36)이 서울에서 검거되면서 경찰이 허탕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씨와 강씨는 3일 서울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해당 모텔에 '장기투숙'을 한다면서 체크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어도 지난달 28일부터는 서울에 올라와 있었다는 얘기다.
경남에서 집중수색을 하던 경찰으로서는 예상 못 한 검거현장 일 수밖에 없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새벽 경남 함안에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뒤 이후 곧바로 경남을 빠져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28일 이들을 공개수배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엿새 동안 연인원 1만여 명을 동원해 함안은 물론, 인근의 진주와 마산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활동을 벌였다.
또, 심씨와 강씨 수배 전단지 10만여 부를 배포하는 등 전방위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같은 대대적인 수색에도 경찰은 뚜렷한 도주로나 은신처를 찾거나 유력한 제보를 받지 못했다.
이미 이들은 27일이나 28일 오전쯤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로 보이는 남녀가 검암산 중턱에 남녀가 내려가는 것을 봤다거나, 남해고속도로 함안에서 마산쪽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심씨 일당이 보란 듯이 경찰의 수색범위를 빠져나가면서 경찰의 판단 착오로 인해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 것을 대비해 전국 공조를 위해 공개수배를 했다. 경찰청에 요청해 3일 전국 일제 검문 검색도 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심씨 일당은 앞서서도 경찰 수사의 혼선을 주기 위해 치밀하고 복잡한 도주 행각을 벌여 왔다.
이들은 피해자를 납치한 창원에서 고성으로 이동해 피해자를 살해하고, 진주에서 시신을 유기한 뒤, 광주에서 돈을 인출하고, 순천에서는 미용실을 다녀왔고, 다시 함안으로 오는 등 도주 경로를 계속해서 바꿨다.
이 때문에 함안에서 피의자들 검거에 실패한 뒤 피의자들이 빠르게 이 일대를 빠져나갔을 경우에 대해서도 경찰이 충분히 계산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도주 경로에 대해 자세하게 파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