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부임 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라고 선수 선발 기준을 못 박았지만, 스스로 원칙을 깨버렸다. 몇몇 선수들은 포지션마저 바꿔가면서 경기에 출전시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한국 축구는 벼랑 끝에 몰렸다.
언제나 쉽게만 생각했던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힘겹게 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자칫 삐끗하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에게 급히 지휘봉을 맡긴 이유다.
신태용 감독은 8월21일 '신태용호' 1기 멤버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은 시간 동안 옥석을 가려 23명을 꾸려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 잡음으로 '신태용호' 1기 멤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간이 부족한 탓에 큰 틀은 유지하겠지만, 변화는 불가피한 시점이다.
덕분에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신태용 감독과 함께 했던 이른바 '신태용의 아이들'이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리우 올림픽 멤버들에게는 대표팀 승선의 기회다.
리우 올림픽 8강 멤버 가운데 권창훈(디종)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창민(제주)은 이미 대표팀 경험이 있다. 황희찬의 경우 오스트리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꾸준히 대표팀에 뽑혔다. 이창민도 카타르 원정을 통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다만 권창훈은 지난해 9월 시리아전이 마지막이다. 부상도 있었고, 1월 프랑스로 넘어간 뒤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신태용 공격 축구의 핵심이었던 만큼 다시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의외의 발탁이 나올 수도 있다. 아직 대표팀 경력은 없지만, 리우 멤버 중 문창진(강원), 이슬찬(전남), 이찬동(제주), 박용우(울산) 등도 소속팀에서 활약 중이다. 정승현은 울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J리그 사간 도스로 향했다.
U-20 월드컵 멤버는 승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FC바르셀로나 B팀)를 호출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일찍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남은 2경기는 전력으로 부딪혀야 할 상황이다. 경험 쌓기보다는 승리가 우선이다.
조영욱(고려대), 정태욱(아주대), 이상민(숭실대) 등은 아직 대학생이다. 나머지 멤버들도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다. U-20 월드컵에 앞서 전북 등과 연습 경기를 통해 이미 프로와 격차를 절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