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세 아동이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가족들이 주장하는 가운데 회사 해명과 달리 '패티가 덜 익을 수 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전·현직 맥도날드 근무자들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할 때 종종 덜 익은 패티가 나왔다"며 "체크리스트에 조리 상태가 정상으로 기록되고 수백개가 정상이더라도 일부 패티는 덜 익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체크리스트가 정상으로 기록됐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맥도날드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최근 맥도날드 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어린이 가족이 검찰에 맥도날드를 고소하자, 맥도날드 측은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2004년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부점장까지 10년간 근무한 전직 직원 박모(33·여)씨는 "형식적 체크리스트만으로 패티가 덜 익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없다"며 맥도날드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매일 아침 그릴과 패티의 온도를 측정하고 체크하지만, 온종일 그 온도가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부 직원은 체크리스트를 대충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근무 기간 덜 익은 패티 때문에 고객의 교환 요청을 받거나 제품을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고기 패티 속이 덜 익어 교환을 요청하는 고객이 있어 교환해준 적이 있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패티가 덜 구워졌다'고 보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리기가 오류가 나거나 패티가 그릴 밖으로 삐져나올 수도 있고, 패티와 그릴 바닥 사이에 틈이 생기기도 한다"며 덜 익은 패티가 나오는 경위도 설명했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직영점 직원인 A씨 역시 "미숙한 아르바이트생이 패티를 넣다 보면 그릴 틀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며 "손님이 바쁜 시간에는 패티 일부가 안 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매니저가 맨눈으로 패티를 확인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며 "체크리스트에 정상으로 표기됐다는 것이 패티가 덜 익을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11년간 맥도날드에서 일하며 지점 매니저까지 맡았던 B씨는 "패티가 덜 익어서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기계로 조리하다 보니 완벽하게 다 구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패티가 덜 구워질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덜 익은 패티가 고객에게 전달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패티가 안 익으면 맨눈으로 빨갛게 보이고, 패티가 덜 익혀졌을 경우 폐기하라는 교육도 한다"며 "조리기의 열과 압력으로 굽다 보니 겉이 익었는데 속이 안 익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