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역대 28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한 KIA 양현종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13일 오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하기를 원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이틀 뒤에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해야 하는 양현종을 불펜에 대기시키려고 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걱정은 계속 됐다. 김기태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에 대해 "날씨가 더워서 투구수 조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에 대한 예우는 해야 한다. 또 통산 100승이 걸려있는 경기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팬 투표로 선발된 나눔 올스타의 선발투수다. 김기태 감독으로서는 양현종을 오래 기용하는 것도 부담으로 느낄만 했다. 하지만 통산 100승 달성 여부가 걸려있어 함부로 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고민을 날려준 선수는 바로 양현종 자신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NC를 상대로 6이닝동안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KIA의 7-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3승(3패)이자 대망의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양현종은 6회까지 투구수 80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80개 중 54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공격적인 투구로 NC 타자들을 압박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다. 최근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2회초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이후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3회초 수비는 공 5개로 끝냈고 4회초에는 NC 4번타자 나성범을 시작으로 권희동, 이호준을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선도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말 나지완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은 KIA는 1-1 동점이던 4회말 대거 4점을 뽑아 양현종에게 비교적 넉넉한 승리 조건을 선물했다.
김선빈은 4회말 2사 1,2루에서 유격수 키를 넘기는 좌중간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이명기가 좌중간 방면 2루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주장 김주찬도 적시타 행진에 동참했다.
이명기와 김주찬은 7회말 연속타자 솔로홈런을 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시즌 KIA 타자들이 합작한 4번째 연속타자 홈런이다.
경기가 KIA의 승리로 끝나면서 양현종은 KBO 리그 역대 28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좌완투수로는 통산 1위에 올라있는 송진우를 비롯해 장원삼, 장원준, 김광현에 이어 역대 5번째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에서 주로 뛴 선수 중 100승을 넘긴 선수는 이강철, 선동열, 조계현 등이 있었다. KIA 유니폼을 입은 좌완투수로는 처음으로 양현종이 100승 고지를 밟게 됐다.
◇KBO 리그 통산 다승 순위
1. 송진우(한화) - 210승
2. 정민철(한화) - 161승
3. 이강철(KIA) - 152승
4. 선동열(해태) - 146승
5. 김원형(SK) - 134승
5. 배영수*(한화) - 134승
7. 김용수(LG) - 126승
8. 조계현(두산) - 126승
9. 김시진(롯데) - 124승
9. 정민태(KIA) - 124승
11. 손민한(NC) - 123승
11. 임창용*(KIA) - 123승
13. 김상진(SK) - 122승
14. 한용덕(한화) - 120승
15. 장원준*(두산) - 119승
16. 윤학길(롯데) - 117승
16. 장원삼*(삼성) - 117승
18. 윤성환*(삼성) - 116승
19. 김수경(넥센) - 112승
20. 장호연(OB) - 109승
21. 김광현*(SK) - 108승
22. 정삼흠(LG) - 106승
23. 박명환(NC) - 103승
23. 최동원(삼성) - 103승
25. 이대진(LG) - 100승
25. 이상군(한화) - 100승
25. 이상목(삼성) - 100승
25. 양현종*(KIA) - 100승
* - 현역 선수, 괄호 안은 마지막 소속 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