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사상 첫 국가대표 선임 감독으로 선동열 전 KIA 감독이 선임됐다. 사진은 선 감독이 2015 프리미어12 대표팀 코치 시절 김인식 감독과 함께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떨친 선동열 전 KIA 감독(54)이 사상 첫 야구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에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에 선동열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오는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를 비롯해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이번 감독 인선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업무 분장에 따른 것이다. KBSA는 지난 18일 제 2차 이사회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의 경우 KBO가 내부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의거해 대표팀 인원을 선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국제대회에 따라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우승팀 감독이나 KBO 총재의 임명 등에 의해 사령탑이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 3월 WBC 본선 진출 실패 이후 긴 안목으로 대표팀을 이끌 전임 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선 감독이 사상 첫 전임 사령탑에 오른 것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 때문이다. 특히 탁월한 투수 조련과 경기 중 교체는 그동안 야구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높인 원동력이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 투수코치로 참가한 선 감독은 당시 김인식 감독을 보필해 철벽 마운드를 구축해 4강 신화를 일궈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도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난적 일본을 꺾고 초대 챔피언 등극에 발판을 놨다.
선동열 코치가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오승환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국제대회에서는 무엇보다 마운드 운용이 중요하다. 단기전인 데다 WBC는 투구수 제한 등의 변수가 따르기 때문이다. 적절한 투수 교체로 정평이 나 있는 선 감독이 사상 첫 전임 사령탑에 오른 이유다.
KBO 리그에서 이룬 업적도 만만치 않다. 선 감독은 2000년대 초반 김응용 당시 삼성 감독 휘하 투수코치로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KS) 우승에 기여했다. 또 2005년부터는 사령탑을 맡아 부임 첫 해와 이듬해 KS 정상에 올랐다.
2010년 KS 준우승 이후 지휘봉을 놓았지만 이후 삼성이 2010년대 최강으로 군림한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KS 4연패,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는데 선 감독의 세대 교체와 마운드 구축이 원동력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선 감독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KIA 사령탑을 맡았고, 감독 통산 1159경기 584승 553패 22무의 성적을 올렸다.
선수 시절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1985년 KIA의 전신 해태에서 데뷔한 선 감독은 1995년까지 11시즌 동안 367경기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80년대 KS 4연패와 90년대 2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일본 주니치에서 10승 4패 98세이브의 성적을 올렸다.
선 감독은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부담감이 막중하다"면서도 "대표팀 구성과 전략에 연속성을 갖고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 감독은 24일 오후 2시 KBO 7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일성을 밝힌다.